[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정부가 오는 4분기부터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추진키로 한 가운데 돌파감염, 교차접종 데이터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백신 수급이 관건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1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등에 따르면 오는 4분기부터 백신 접종 대상자가 소아·청소년으로 확대되면서 부스터샷도 함께 추진된다.
이와 관련,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은 지난달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추가 접종은 기본 접종 완료 6개월이 지난 대상자에 대해 4분기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세부 접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접종 대상자는 기본 접종 때와 마찬가지로 나뉘며, 백신별 권장 접종 횟수를 채운 지 6개월 이후부터 적용된다.
정부 설명을 종합하면 부스터샷 우선 접종 대상자는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소자와 입원 환자, 요양시설 종사자, 코로나19 확진자 진료 인력 등이다. 일부 만성질환자와 면역저하자에 대한 우선 접종도 이뤄질 수 있다.
부스터샷으로 어느 백신이 쓰일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전문가 협의를 거쳐 추가 접종에 쓰일 백신을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 성북구 코로나19 예방접종 제2센터 안내문. 사진/동지훈 기자
접종 완료 이후 부스터샷까지의 기간은 이스라엘, 미국 등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스라엘은 접종 완료로부터 5개월이 지나면 부스터샷 대상자로 분류한다. 미국은 접종 완료 8개월 이후 부스터샷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구체적인 기간은 저울질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초기에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의 예방효과는 6개월 뒤 50~60%로 떨어지기도 한다"라며 "부스터샷도 먼저 접종한 이들부터 순서대로 하는 게 마땅하다"라고 설명했다.
단, 돌파감염과 교차접종에 대한 데이터 확보 없이 접종 시기만 맞추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온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돌파감염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뒤 부스터샷 계획을 짜야 하는데 연령대와 접종한 백신 종류에 따른 돌파감염 데이터 없이 시작하는 게 불안한 지점"이라며 "작전 없이 전투에 나서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차접종에 대한 검증과 연구 자료도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 위원장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후에 화이자 백신으로 추가 접종해도 된다는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라며 "계획을 발표하려면 구체적인 근거를 토대로 공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관건은 백신 수급이다. 모더나 백신 공급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마 위원장은 "화이자 백신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모더나 백신은 들여오기로 한 4000만회분을 짧은 시간 안에 수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백신 수급이 관건인데 (앞으로 공급이) 확실한지 모르겠다"라며 "모더나 백신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추가 구매는 없을 것으로 보여 화이자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