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부산 동아대학교병원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 임상 3상 피험자 투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업체들이 임상시험 3상 진입, 상용화를 위한 전략 수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에서 임상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백신은 총 11개다.
임상 단계가 가장 빠른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로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의 비열등성을 확인하는 비교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임상 참여자는 3990명이다. 국내외에서 3000명이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을, 990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다. 현재 첫 환자 투약이 이뤄진 상태다.
상용화 목표 시기는 내년 상반기다. 투약 완료 시기는 국내 임상자 모집, 해외 임상 승인 속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중간 데이터를 확보, 국내 보건당국의 신속 허가를 받고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과 국가별 긴급사용허가 획득 준비 절차에도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셀리드 역시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최근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중 임상 1상을 마무리짓고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협력해 다음달 글로벌 임상 2b‥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건은 임상 마지막 단계에서 비교임상을 택하느냐, WHO가 발표하는 면역대리지표(ICP)를 활용하느냐다. 비교임상을 택할 경우 같은 플랫폼으로 개발된 얀센 백신이 대조약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ICP는 면역원성과 예방효과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지표로 효과가 확인된 백신과 비교해 신규 백신을 효능을 평가하는 지표다. WHO는 코로나19 백신 ICP 확립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강창율 셀리드 대표는 "중화항체 외에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사멸하는 T세포도 잘 나온다"라며 "얀센 백신을 대조약물로 사용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WHO가 ICP를 확정하면 그 이상의 효과를 입증하는 방법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10~11월쯤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하고 이르면 올해 3상 승인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2상에선 참여자 대상 투약이 이뤄지고 있다. 투약은 이달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유바이오로직스가 내세우는 강점은 백신에 쓰이는 면역증강제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면역증강제 원료를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조달이 원활하다고 강조했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달 말 임상 2상을 종료하고 이르면 올해 말 3상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리포좀 항원운반체에 탑재되는 면역증강제 원료는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제넥신은 최근 중국에서 개발된 '시노팜'과 '시노백' 접종 후 활용하기 위한 부스터샷으로 임상 전략을 변경했다. 임상 전략 변경에는 임상을 승인받은 인도네시아에서 시노팜, 시노백이 주를 이룬 접종 환경과 돌파감염 발생이 한몫했다는 게 제넥신 설명이다.
향후에는 국내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에 쓰이는 부스터샷 전략도 고려할 방침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국내에서 부스터샷 임상을 추진한다면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 접종자가 대상이 될 것"이라며 "우선 인도네시아 임상 변경을 먼저 추진한 뒤 국내 부스터샷 임상도 추진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진원생명과학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의 비교임상을 추진 중이다. 기존 계획대로 임상 2상을 먼저 진행해 중간 결과를 먼저 확보하고, 식약처와 협의를 거쳐 임상 3상을 준비하는 게 지금까지 마련된 구상이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피험자 모집을 시작했고 중간 결과가 확보되는 대로 올해 안에는 임상 3상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현재 기준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의 비교임상 3상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