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코로나19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개발이 진전을 보이면서 치료 수단과 방역 옵션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 섞인 관측이 나온다.
13일 외신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머크(MSD), 화이자, 로슈 등 다국적 제약사들은 경구용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은 머크다. 이 회사는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 '몰누피라비르(MK-4482)'로 미국 임상시험 3상에 돌입했다. 임상 결과는 올해 하반기 중 나올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긴급사용승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는 '제2의 타미플루'로도 불린다.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병원에서 주사 치료를 받을 필요 없이 가까운 병원에서 처방받아 복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증 환자에서의 치료 옵션이 늘어날 수 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주사제 등 그동안 쓰였던 약물과 다른 경로의 약이 개발된다는 데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대부분의 경증 환자들이 주사제를 사용하기에 적합한 환경에 있지는 않다"라며 "투여가 간편하고 비용이 저렴한 (경구용) 제제가 있다면 당연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갖는 의미가 있고 꼭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코로나19 상황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옵션이 생기고 방역 전략에서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안들이 생긴다"라고 덧붙였다.
이미지/뉴시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가 계절성 독감으로 자리잡으려면 백신 접종과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복용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델타 변이가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백신 예방효과가 떨어져 백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증거가 이스라엘,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다"라며 "코로나19가 계절성 독감처럼 된다는 전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간편한 백신 접종과 항바이러스제 처방 및 복용"이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투여 시기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체내에서 길게 열흘까지 생존한다. 면역질환자나 암 환자의 경우 바이러스 생존 기간이 더 길지만, 이 기간을 지나면 바이러스 감염력도 대부분 사라진다.
감염 초기에 항바이러스를 복용해야 하는 것도 바이러스 생존 기간 때문이다.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돼 항바이러스제가 필요한 경우 최대한 빨리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교수는 "타미플루도 인플루엔자 증상이 시작한 지 48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고 돼 있다"라며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도 빨리리 먹을 수록 좋은데 증상 시작 전후 2~3일이 바이러스 양도 많고 전염력이 가장 높은 시기라 이때 복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항바이러스제를 포함한 경구용 치료제 개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긴급 도입이 위험을 상쇄한다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