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추석 연휴 직후 있을 호남대첩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이재명 후보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호남 민심이 자신 쪽으로 기울었다고 판단한 것. 하지만 선관위가 중도 사퇴한 정세균 후보 표를 전체 유효투표수에서 제외시키면서 결선투표의 가능성이 낮아진 점은 불안 요인이다. 이낙연 후보 측은 당 지도부에 '불완전한 당헌·당규'를 개정할 것을 압박했다.
이낙연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광온 의원은 17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 민심이 이낙연 후보에게 향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 추이와 각계 각층의 지지 선언, 홍영표·신동근·김종민 의원의 캠프 합류는 고고한 민심의 흐름이 이낙연 후보와 함께 하고 있음을 반증한다"며 "이번 광주와 전남·전북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해 결선투표를 확정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13~14일 광주·전남 유권자 1600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대선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낙연 후보 44.1%, 이재명 후보 35.4%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가 상승세를 보였던 광주에서도 이낙연 후보가 근소하게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광주에서 이낙연 후보는 39.7%, 이재명 후보 37.8%로, 두 후보 간 격차는 불과 1.9%포인트다.
박 의원은 이 같은 호남 민심의 변화 흐름과 관련해 "어떤 후보가 (본선 경쟁력을 갖춰) 당선될 지에 대한 당 지지자들의 고민이 시작됐다"며 "호남에서부터 고민의 결과가 지지율로 나타날 것이라, 이 흐름을 쉽게 꺾을 수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낙연 캠프는 한 발 더 나아가 호남에서의 투표율만 높다면 과반 승리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박 의원은 "광주·전남 쪽의 권리당원이 20만명 정도 되는데 최대한 저희가 투표율을 올려 80% 이상 투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낙연 후보 측은 중도 사퇴를 한 정 후보의 득표를 유효득표수에서 제외하기로 한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이재명 후보가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선관위 유권해석에 따르면 정 후보가 얻은 2만3731표(4.27%)는 누적투표 수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전체 유효투표 수가 줄어들게 되면서 이재명 후보가 기존 51.41%에서 53.7%로, 이낙연 후보는 기존 31.08%에서 32.46%로 높아질 예정이다.
이낙연 후보 측은 정 전 총리의 득표를 무효로 처리하면 결선투표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박 의원은 "정세균 후보 득표를 무효처리한 선관위 결정과 관련해 당원들이 강력한 이의 제기를 하고 있다"며 "캠프 차원의 문제가 아닌 당 차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낙연 캠프에서는 59조(중도 사퇴자 득표 무효처리) 조항이 결선투표를 도입하기 전인 2012년 규정이라는 점과 사퇴한 후보의 득표를 무효로 했을 경우 결선투표가 사실상 무력화된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당 지도부에 강력히 제기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헌·당규 제59조1항 '사퇴자의 표는 무효로 처리한다'는 조항과 60조1항 '개표 결과를 단순 합산해 유효투표 수의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는 조항이 충돌할 여지가 있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했다. 하지만 경선 도중에 특별당규를 개정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박 의원은 "이 조항을 고쳐서 지금부터 적용하는 방법이 있고, 정세균 후보 사퇴까지는 적용하지 않더라도 향후 발생할 사태를 어떻게 차단할지에 대한 장치를 마련할 필요성이 생겼다"며 "이 불완전한 조항을 어떻게 보완해 앞으로 발생할 결선투표 무력화 상황을 예방할지가 핵심이다. 이와 관련해서 선관위와 당 지도부에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호남대전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그린 경제 정책을 발표한 후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