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코로나19 예방접종 제2센터 안내문. 사진/동지훈 기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내에서도 다음달부터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이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영국 등 해외 사례를 추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부스터샷 관련 연구 결과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이들에 대한 분석이 중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27일 브리핑에서 다음달부터 고령층과 코로나19 감염 고위험군에 대한 부스터샷 예약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부스터샷 대상은 60세 이상 고령층과 감염 취약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의료진 등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후 6개월이 지난 이들이다. 접종은 다음달 25일 시작된다.
고령층과 고위험군 외에도 급성 백혈병 또는 면역 억제 치료 중인 환자 등 면역 저하자들은 접종 완료 후 2개월 뒤부터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예약은 다음달 18일부터 진행된다.
부스터샷으로는 mRNA 플랫폼으로 개발된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 쓰인다.
최은화 예방접종전문위원장은 "상반기 우선 접종 대상이었던 고위험군에게 추가 접종을 시행하도록 권고한다"라며 "면역저하자 등 기본 접종으로 충분한 면역 형성이 어려운 경우에는 6개월 이전이라도 추가로 접종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부스터샷 대상이 미국과 영국 등 해외와 다른 점에 주목한다.
미국 사례를 보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권고에 따라 화이자 백신 접종자 중 65세 이상과 고위험군 대상 부스터샷이 승인됐다. 부스터샷으로는 화이자 백신이 쓰인다. ACIP는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모더나 등 화이자 외 백신 접종자에 대한 부스터샷 정보를 수주 안에 내놓을 방침이다.
반면 국내에선 부스터샷 접종 대상자 대부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이들이다.
우리나라와 부스터샷 상황이 비슷한 나라로는 영국이 있다. 영국에선 70세 이상 고령층과 요양원 거주자,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이달부터 추가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자 중 일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기본 접종을 하고 화이자 백신으로 부스터샷을 맞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국이 기본 접종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많이 맞았고 부스터샷으로는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라며 "아스트라제네카 2회 접종 후 화이자 백신을 추가 접종한 연구 결과가 없어 영국의 사례를 지켜본 뒤 본격적으로 시행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라고 말했다.
국내 기본 접종 완료자의 배경이 해외와 다른 점도 지켜봐야 할 문제다.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백신을 교차 접종한 이들과 mRNA 백신 접종 간격이 늘어난 상태에서 백신을 맞은 이들이 해당한다. 지금까지 교차 접종, 접종 간격 변경 이후 부스터샷으로 인한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한 연구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백신 교차 접종한 사람들의 부스터샷은 어떻게 할지도 숙고해야 할 문제"라며 "화이자만 놓고 보면 간격이 6주로 늘어난 상태에서 접종한 이들이 최근 많았는데 이런 경우에 부스터샷을 어떻게 할 건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자료 검토와 전문가 의견 수렴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부스터샷은 외국의 사례를 보고 천천히 결정해도 늦지 않는 사안"이라며 "부스터샷 계획을 확정하려면 미국처럼 안전성, 효과성을 입증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검토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이에 따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