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코스피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이틀간의 급락을 진정하듯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도에 밀려 올해 종가기준 최저점을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호재보다 작은 악재에도 코스피가 휘청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당분간 투자심리 위축은 이어질 것으로 예고했다.
6일 코스피는 전일 보다 53.86포인트(1.82%) 하락한 2908.31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작년 12월30일 기록한 2873.47 이후 최저치다. 장중 기준으로는 2908.30까지 저점을 낮췄으며 지난 1월4일 저점(2869.11) 이후 9개월여 만에 최저점을 새로 썼다. 장 출발 당시 지수는 23.89(0.81%) 오른 2986.06으로 출발해 장중 1% 넘게 상승하기도 했지만 외국인 매도에 밀려 상승 분을 모두 내주게 됐다. 이날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2791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758억원, 847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피 급락의 요인으로는 △미중 마찰 이슈 부각 △뉴질랜드 중앙은행 금리 인상 소식 △일본 정치 불확실성 등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장 초반 한국 증시는 반발 매수세와 미국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상승 출발했다”면서 “문제는 미 증시의 장 마감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미국을 추월하기 위해 불공정한 관행을 사용하고 있다고 언급, 대 중국 강경 발언을 하며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전히 견고한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강세는 유지된 가운데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금리를 25bp 인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매물이 출회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이미 예상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면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추가적인 인상도 언급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본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45%에 불과하며 취임 초기로는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면서 일본 정치 불확실성이 부각된 점도 부담 요인”이라며 “현재 일본은 10월31일 참의원 선거가 준비돼 있는데 여당은 41%, 야당은 34%로 격차가 크지 않아 불안 심리를 더욱 확대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시장이 예민했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뉴질랜드 중앙은행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이 급격히 변화된 트리거의 요인으로 보이지만, 영향력이 큰 변수는 아니었다”면서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호재보다는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그만큼 누적된 악재의 무게가 무겁고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특별히 추가된 악재는 없다”면서 “뉴질랜드 금리인상은 수많은 이유중 하나”라고 말했다.
시장의 급격한 위축에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단기 기술적 반등을 노린 매매전략도 제한적인 범위에서 수행하고, 당분간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코스피 2900선에서 추격매도는 자제하는 가운데 비중축소, 현금확보전략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6일 코스피가 2908.31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