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뷰노 대표/사진/ 뷰노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우리나라 인공지능(AI) 의료기기 시장규모가 크지 않지만 기회는 충분하다. 뷰노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AI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기업이자 시장에 대해서도 가장 잘 알고 있다."
김현준
뷰노(338220) 대표는 최근 <뉴스토마토>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내 AI 의료 기업들의 기술력이 전 세계 최상위 수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혁신성에 주목" 국내 1호 AI 의료기기 허가
AI 의료기기는 병원에서 확보한 엑스레이, CT 영상 등을 딥러닝 기술을 통해 학습해 질병의 진단이나 예측 등을 목적으로 하는 보조 수단이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005930) 종합기술원 재직 당시 AI를 처음 접하고 공동창업자 2명과 함께 2014년 12월 뷰노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 의료 분야를 사업 영역으로 정한 것은 가능성 때문이었다. 그는 "의료 분야에서 AI와 딥러닝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은 많은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회사들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전체적인 측면에서 진입 장벽은 높았지만 그만큼 혁신성이 뛰어나다고 판단해 AI 의료기기에 주력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7년이 지난 지금 뷰노는 국내 1호 AI 의료기기 '뷰노메드 본에이지'를 시작으로 총 10개 솔루션을 갖춘 회사가 됐다. 후속작으로는 기존 제품들의 성능 등을 획기적으로 보완한 버전 업 라인이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기존에 허가를 받은 제품들은 세상에 없던 것들"이라며 "현재는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한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 세계 첫 기본 탑재 계약…해외 진출 가속
뷰노는 국내에서만 300~400개 병원을 고객으로 유치해 AI 의료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부족한 인프라를 보완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병의원의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AI 의료기기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병원 외에도 기업과의 협업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의 계약이 대표적이다. 뷰노는 이달 초 삼성전자의 천장 고정형 디지털 엑스레이 촬영장비 'GC85A'에 자사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를 기본 탑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삼성전자 이동형 촬영장비 'GM85'에 같은 제품을 탑재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삼성 외에는
LG전자(066570)와도 협업한 바 있다.
김 대표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의료기기에 AI소프트웨어가 기본 탑재되는 계약은 뷰노가 처음"이라며 "AI 의료기기가 기본 탑재된 촬영장비의 의료 현장 반응도 뜨겁다"라고 언급했다.
해외 기업과의 계약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다양한 해외 기업과 계약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규모가 있는 기업들과의 계약도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규모 작지만 성장 토양은 충분
글로벌 AI 의료기기 시장은 연평균 42% 성장해 오는 2027년 1000억달러(약 120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국내 시장은 2000억원 규모로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김 대표는 한국 의료기기 시장이 전 세계 2%에 불과한 작은 시장이라고 전했다.
비록 국내 시장 규모는 작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거대한 시장이 열려 있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이 독보적인 데다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AI 의료 기업들의 기술력은 톱 티어"라며 "어느 정도 질을 갖춘 데이터를 확보하느냐가 중요한데 국내에선 좋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규제당국을 통해 마련된 환경도 긍정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 AI 실무그룹에서 국제 공통 가이드라인 공식 승인을 얻어냈다. 대한민국에서 마련된 표준안이 국제 표준에 가장 근접한 셈이다. 김 대표는 "용어 정리부터 시작해서 국제 표준을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향후 AI 의료기기 허가 표준화까지 이어지면 대한민국에서 허가받은 제품이 전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국내 1호 기업 자신감 "시장 가장 잘 알고 있다"
김 대표는 기술력이 좋은 국내 업체들 중에서도 뷰노가 선점한 경쟁력으로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와 친밀도를 꼽았다. 국내 1호 AI 의료기기 허가를 따낼 만큼 선제적으로 도약해 시장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AI 의료기기가 병원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의료진이 어떤 점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좋게 평가하는지 잘 알고 있다"라며 "뷰노 제품들도 이런 부분에 특화돼 가장 많은 고객 병원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뷰노는 AI 의료기기 산업이 태동할 때 설립됐다"라며 "AI 의료기기를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시장에 대해서도 가장 잘 알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주요 경력
△인하대 전산과 학사 △인하대 컴퓨터공학 석박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 △뷰노 전략부사장(CSO) △현 뷰노 대표집행임원(CEO)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