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은 19일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허위사실에 기반해 이재명 대선후보의 '조폭연루설'을 제기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의원이 자신 주장의 근거로 활용한 돈다발 사진도 허위로 판명 났다. 민주당은 김 의원에게 당당하다면 수사를 받고, 아니라면 의원직 사퇴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경고했다.
김병욱 화천대유TF 단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2차 회의를 열고 "김 의원이 어제 행안위 경기도 국감장에서 현재 구치소에 있는 한 조폭의 진술서를 공개하며 이 후보에게 20억원 뇌물을 주고 특혜를 받았다는 조폭연루 의혹을 제기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김 의원은 고위 경찰 간부 출신 의원임에도, 확인되지도 검증되지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여당 대선후보에 조폭연루 의혹을 제기했다"며 "특히 유력한 증거인 돈다발 사진은 박모씨가 SNS에 사채로 빌렸던 가짜 사진임이 밝혀지면서 국감장은 웃음바다가 되고 전국민의 망신을 자초했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전날 국감장에서 과거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장이었던 박철민씨로부터 제공받은 자필 진술서와 현금 뭉치 사진 등을 공개하며 이 후보의 조폭 연루 및 뇌물 수수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석 코마트레이드 대표 지시로 박씨가 이 후보에게 20억원 가까이 지원했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김 의원은 박씨가 이 후보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1억원의 돈다발 사진도 공개했다. 하지만 2018년 박씨는 자신의 계정에 김 의원이 공개한 똑같은 사진을 게시하며 "창업으로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이제는 이래저래 업체에서 월 2천만원의 고정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고 자신을 홍보한 바 있다.
김용판 의원이 경기도 국정감사장에서 공개한 돈다발 사진(왼쪽 김용판 의원 주장 동일/오른쪽 실제 박철민 씨가 2018년에 게시한 글)
김 단장은 "명색이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허무맹랑한 싸구려 소설을 들고 왔다는 데 아연실색한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국민의힘 인사들이 국감을 앞두고 여당 후보를 흠집내려고, 범죄자와 급히 결탁해 날조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또 조폭 연루설을 제기한 박씨의 아버지가 국민의힘 측 인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민주당 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의도적 질의였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단장은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장이었다고 주장한 박씨의 아버지는 성남시 의회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3선 의원 지내고, 18대에는 친박연대 후보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사람"이라며 "윤석열 검찰 고발사주 의혹에서도 보듯, 국민의힘은 공작 전문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을 기반으로 (질의를) 해야 하는 게 상식"이라며 "상대당 대선후보를 흠집내려 혈안이 돼서 싸구려 소설을 남용하는 행위는 국회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김 단장은 그러면서 "김 의원은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자신있다면 기자회견을 열고 당당히 수사를 받길 바란다"며 "아니라면 국민 앞에 고개를 숙여 사과와 용서를 빌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도록 하겠다"고 압박했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화천대유 토건비리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에서 김병욱 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