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국내 증시에 '레트로 열풍'이 불고 있다. 1세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분류되는 싸이월드 관련주가 초급등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2년3개월여 만에 로그인 서비스를 개시한 싸이월드의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싸이월드 재오픈 기대감이 관련주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확한 재오픈 일정은 미정이라 관련 뉴스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에 대해서는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싸이월드 홈페이지 캡처.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인트로메딕(150840)(5080원), NHN벅스(1만350원)는 동반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인트로메딕은 지난 15일 싸이월드가 로그인서비스를 개시했다는 소식 이후 연일 급등 중이다.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주가 상승률은 45.1%다.
NHN벅스(104200)의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같은 기간 NHN벅스는 92.0% 급등했다. 단 4거래일 만이다.
다날(064260)도 이날 19.58%% 급등 마감했다.
관련 기업의 주가 급등은 2년3개월만에 로그인 서비스를 개시한 싸이월드의 트래픽이 폭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싸이월드제트 출자사인 인트로메딕은 지난 15일 로그인 서비스 개시와 동시에 폭발적인 트래픽이 몰려 오픈 직후 1시간 동안 데이터베이스(DB)를 3배, 웹서버를 8배 증설했다고 밝혔다. 인트로메딕 측은 "신속한 증설 후 안정적인 서비스가 운영되며, 분당 8만명 이상이 접속하는 등 회원들의 뜨거운 반응에 단 5시간만에 전성기 월방문객수(MAU)를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는 싸이월드제트는 지난 15일 오전 10시 42분부터 싸이월드 기존 회원들에게 복원된 동영상 전부를 썸네일(미리보기 이미지)로 확인시켜주며 로그인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일종의 최소 기능 제품 서비스를 시작한 것으로 싸이월드는 정식 개시 전 일단 최소한의 기능을 고객에게 제공한 후 정식 오픈으로 돌입할 계획이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현재 싸이월드는 최소 기능 제품 서비스(MVP)를 진행 중이며, 해당 서비스 기간 중 고객들의 아이디와 비번을 찾아드리고 있다"면서 "현재 아이디, 비번 찾기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고, 진행 상황을 살피면서 곧 공식오픈일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인트로메딕은 싸이월드제트의 주요 출자자로 싸이월드 플랫폼 전용 페이먼트 서비스인 싸이페이를 개발하는 역할과 싸이페이 서비스 운영을 맡고 있다. NHN벅스는 싸이월드의 대표적인 서비스인 미니홈피 백그라운드뮤직(BGM)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다날의 경우 인트로메딕과 협업을 통해 싸이월드 전용 간편결제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소식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다날은 인트로메딕과 싸이월드제트(싸이월드Z) 전용 간편결제 서비스 ‘싸이페이(CYPAY)’ 구축을 진행 중이다. 싸이월드의 고유 결제수단인 도토리와 더불어 다양한 결제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에 최적화된 싸이페이를 도입한다는 목표다.
싸이페이는 결제수단의 다양화에 따라 비트코인(BTC) 결제 또한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싸이월드가 계획하고 있는 온라인 서비스뿐만 아니라 향후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서비스가 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다날은 지난 8월 싸이월드제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싸이월드 결제시스템에 쓰이는 신용카드, 휴대폰 결제, 계좌이체, 가상자산인 페이코인(PCI) 등의 결제수단을 연동하기로 한 바 있다. 싸이월드제트는 GS리테일, 한글과컴퓨터 등과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새로운 싸이월드 내 유통 서비스 및 컨텐츠 서비스 확충을 위해 노력 중이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3200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싸이월드가 모바일 대응 실패를 거울 삼아 가상+현실의 제약을 넘어 서비스를 확장하는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의 싸이월드로 거듭날 것"이라며 "싸이월드는 최초의 가상화폐 기능을 가진 '도토리'를 보유 중이며, 향후 싸이월드가 발행할 블록체인 기반 토큰도 도토리만큼의 브랜드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싸이월드는 전성기 시절 월간 방문객수가 680만명대를 기록한 3200만명 회원의 미니홈피 서비스로 독보적인 1세대 SNS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