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전국 KT 유·무선 인터넷망이 마비되면서 일부 주식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망 이용이 불가해지자 증권사 서버에 제때 접속하지 못하거나 상품을 거래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이다. 투자자들은 피해 손실에 대한 민원 제기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증권사와 KT간 분쟁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25일 금융투장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증권사 홈트레이딩 시스템(HTS),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등의 접속에 오류가 발생했다. KT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하면서 인터넷 접속이 끊기면서다. 접속 장애는 대략 1시간 정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일부 지역에 따라서도 서비스 접속 가능 여부가 달랐던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가 발생하자 증권사들은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증권사들은 “KT통신망 장애로 매체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는 내용의 공지를 올리며 시스템 접속 장애를 안내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오전 11시15분부터 전국적인 KT 통신망 장애로 KT 유·무선 통신,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관련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다”면서 “KT 통신사와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고객은 서비스 이용에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고객들에게 공지했다.
KB증권도 “현재 KT통신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KT통신망 장애로 인해 ‘M-able’ 서비스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KT통신망 정상화 시 다시 안내하겠다”고 했다. 이 외에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등도 매체 접속이 지연됐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인터넷망이 복구된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서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속출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급변할 시기에 주식이나 채권 등 증권거래를 제때 하지 못해 손실액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다만 증권사는 이번 접속 오류에 대한 책임 소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KT 통신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1시간가량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일부 민원을 제기하는 고객들이 있었지만, 회사 전산망에는 문제가 없는 만큼 피해 보상에 대해서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KT에 피해를 물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개인 투자자는 “디도스 공격이 아닌 회사 자체의 서비스 장애일 경우 KT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이번 피해에 대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제기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상황 파악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민원이 제기된 경우가 없어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며 “다만 피해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귀책 사유가 분명하다면 소비자에 대한 보상을 먼저 진행한 후에 증권사가 KT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식이 나올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이어 "인터넷 망을 이용하지 못할 경우 다른 매매 수단이 없었는 지 등의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면서 "여러 사례와 귀책 사유 등을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T는 전국적으로 발생한 유·무선 인터넷 마비 상황의 원인에 대해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오류"라고 설명했다. 라우팅 오류란 데이터 센터들 간의 네트워크 트래픽 경로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잘못 연결되면서 발생한 오류를 말한다.
KT인터넷망의 문제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