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작년 회계법인의 매출이 첫 4조원을 넘어섰다. 이 중 절반 가까이 삼일·삼정·한영·안진 등 '빅4' 회계법인이 차지했다.
2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 사업연도 회계법인 사업보고서 분석 및 시사점’에 따르면 국내 총 195개 회계법인의 2020 사업연도 매출은 총 4조3640억원으로 전년(3조9226억원) 보다 4414억원(11.3%) 증가했다.
업무별로는 회계감사 1조4838억원(34.0%), 경영자문 1조4362억원(32.9%), 세무 1조2662억원(29.0%), 기타 1778억원(4.1%) 순으로 나타났다.
회계감사 부문의 매출은 작년 보다 15.8%나 급증했다. 이는 표준감사시간, 내부회계 관리제도 감사 등의 확대로 감사시간 증가 영향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4대 회계법인을 제외한 등록법인의 회계감사 부문 매출은 5419억원으로 전년 보다 36.6% 급증했다.
경영자문 매출은 M&A(인수합병) 자문, 가치평가 용역 등으로 9.3% 성장했다. 또한, 감사대상 회사에 대한 경영자문 매출은 8.7% 감소했는데, 이는 감사인의 독립성 강화 추세가 지속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세무 부문 매출은 이전가격, 조세 관련 자문 등으로 증가했다.
4대 회계법인의 매출은 첫 2조원을 넘어서 작년보다 9.2% 증가한 2조1617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회계법인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5%로 전기(50.5%) 보다는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업무별로 4대 회계법인의 점유율은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회계감사의 점유율은 48.5%로 전년 보다 2.7%포인트 감소했고 경영자문은 1.1% 포인트 감소한 69.9%로 나타났다. 세무 부문만 0.7%포인트 증가한 34.6%로 나타났다.
빅4 가운데 삼일의 매출액이 786억원, 증가율 11.5%로 가장 높았다. 삼일은 M&A 자문과 가치평가 용역 등이 증가하면서 경영자문 부문에서 큰 폭으로 성장했다. 업무별 매출 증가율은 회계감사부문은 안진, 세무부문은 삼정, 경영자문부문은 삼일이 가장 높게 증가했다.
평균 감사보수는 4600만원으로 등록 회계법인을 중심으로 증가 추세가 지속됐다. 이는 △표준감사시간 및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확대 △지정 회사수 증가에 따른 감사투입시간 증가 등으로 평균감사보수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데 기인했다.
한편 작년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임원은 총 91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4대 회계법인이 58명으로 63.7%를 차지했다. 회계법인의 5억원이상 이사보수 평균은 약 8억1000만원이며, 삼일이 36명으로 최대 인원을 공시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상장회사 감사인 등록제 시행을 계기로 회계법인간 합병, 인력증원을 통해 등록법인이 대형화·조직화되고 있다”면서 “등록법인 스스로 감사품질 위주로 조직을 운영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감리주기 단축 등을 통해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