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넷플릭스가 방송통신위원회를 만나 국내 콘텐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근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된 상황에서 추가로 정부, 국회 등을 찾아 회사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 방통위 부위원장은 방한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공공정책 부사장과 2일 면담을 진행했다. 이번 면담은 넷플릭스의 요청으로 이뤄졌고, 미디어 콘텐츠 투자와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과 이용자 보호 등 방송통신 분야 현안이 주제로 올랐다. 김현 부위원장은 먼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방문한 넷플릭스 대표단을 환영하며, 지난달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소개했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콘텐츠 '오징어게임'. 사진/넷플릭스
김 부위원장은 "미디어 콘텐츠 상생 협력을 위해 모든 구성원의 동반성장이 필요하고, 공정하고 평등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콘텐츠 자체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전송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통신망 환경에도 글로벌 사업자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새로운 미디어 시장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역할과 책임을 살펴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성장·발전과 함께 공정경쟁과 이용자 보호를 담보할 실효적인 정책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미디어의 지속 발전을 위해서는 창작자, 제작자를 비롯한 모든 구성원의 상생협력이 필수다.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 기업인 넷플릭스가 이에 앞장서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들이 지난 9월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반환 청구 반소장을 법원에 제출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SK브로드밴드
이에 가필드 부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콘텐츠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며 "대한민국의 미디어 콘텐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현재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인 SK브로드밴드와 망 이용대가를 놓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SK브로드밴드가 1심에서 승소했지만, 망 이용대가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회사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 반소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글로벌 플랫폼의 책임을 강조하며 망 사용료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이후 가필드 부사장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자유롭고 열린 인터넷 환경에서 다음 '오징어게임'이 탄생하고 꽃피울 수 있다"고 올려 국내에서 논란이 됐다. 가필드 부사장의 방한은 이러한 논란을 잠재우려는 행보로 전망되며, 그는 오는 3일에도 국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문화체육관광부 등을 만날 예정이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