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서울지역 주택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점차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아파트 및 연립다세대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파트 월세거래는 전체 임대차 시장 거래건수가 감소했음에도 전년보다 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전세대출에도 분할상환을 도입하고, 고기 전세자금 대출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전세의 월세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임대차 거래건수는 총 14만9418건을 기록했다. 이 중 전세는 9만5145건을 기록했고, 월세는 5만4273건을 기록했다. 비중은 각각 63.68%, 36.32%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전체 아파트 임대차 거래건수는 16만6533건을 기록해 전세 70.16%(11만6835건), 월세 29.84%(4만9698건)를 차지했다. 올해 전체 임대차 거래건수는 전년보다 줄었지만, 월세 거래건수는 전년보다 늘면서 비중도 크게 상승한 것이다.
여기에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연립다세대 주택 임대차 거래건수는 8만9780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전세는 6만2202건으로 69.28%를 차지했고, 월세는 2만7578건을 기록해 30.72%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전체 연립다세대 주택 임대차 거래건수는 9만7234건을 기록해 전세 71.03%(6만9066건), 월세 28.97%(2만8168건)를 차지했다.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하면서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은 지난 7월 121만4000원, 8월 122만2000원, 9월 122만8000원을 기록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평균 월세 보증금도 지난 7월 2억457만원에서 8월 2억352만원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9월에는 2억413만원으로 다시 올랐다.
전세의 월세화는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등으로 임차인이 매매시장으로 넘어가지 않고 눌러 앉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전세 매물이 급격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셋값이 크게 상승했고, 전세 매물을 구하기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반전세나 월세로 계약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이 고가 전세에 대한 전세자금대출 보증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전세의 월세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고가 전세 기준이 정해지면 그 가격 아래에 있는 전세 매물이 더욱 줄어들 것이고, 이로 인한 월세 거래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향후에도 전셋값이 오르다보면 반전세나 월세 물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결국 월세 전환율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이렇게 보여진다. 특히 최근에 금리가 올라가면서, 대출 규제도 강화되면서 월세로 매물들이 많아지고 반대로 전세 매물이 귀해지는 현상들이 이어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