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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환경, 293억 유증 실시…주주 돈으로 빚 탕감?
4차례 유증 모두 채무 상환에 활용
입력 : 2021-11-1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환경생태복원사업 등을 영위하는 자연과환경(043910)이 29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회사는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해 유동성 위험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자연과환경이 그간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 지속해서 유증을 실시해왔던 만큼 미청약 물량 발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자연과환경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자연과 환경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예정인 자금 293억원 중 125억원을 차입금과 채무상환에 활용할 예정이다. 나머지 자금은 PC(프리케스트 콘크리트)사업 확대를 위한 공장 증설과 운영자금으로 활용된다. 자금조달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이를위해 내달 30일 발행가액을 확정하고 내년 1월5~6일 구주주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표/뉴스토마토
자연과환경을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이자 비용을 줄이고 유동성 위험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자연과환경이 그간 차입금 상환을 위한 신주발행을 지속해왔던 만큼 주주들의 자금을 활용해 빚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자연과환경은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회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1회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4건의 신주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모두 차입금이나 채무 상환을 위해 활용됐다. 주주들을 통해 빚 막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자연과환경의 차입금 증가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자연과환경의 차입금 증가 원인은 전방산업인 건설경기의 둔화와 매출채권 회수 지연의 영향이 크다. 지난 3분기 기준 자연과환경의 매출채권 대손충당금 비율은 약 20.25%에 달한다. 발생한 매출채권 중 5분의 1을 회수하지 못하는 셈이다. 이는 자연과환경의 매출처 대부분이 영세한 업체에 집중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현금 유동성 및 결제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3분기말 연결 기준 매출채권 122억원 중 손상 매출채권이 25억원에 달하는데, 손상 매출채권 25억원이 약 300여개 업체에 분산돼 있다. 매출처가 많아 회수의 효율성이 낮고, 회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다.
 
자연과환경은 “실적 악화로 인한 가용 현금 부족분에 대응하기 위해 대손설정채권에 대한 회수 노력을 하고 있지만, 대손설정채권 대부분이 폐업·부도 등의 사유로 인한 장기악성채권에 해당해 회수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자연과환경의 부채비율은 2018년말 연결기준은 59.21%에서 2019년말 64.35%, 2020년말 87.98% 증가했다. 작년 발행한 CB의 주식전환이 이뤄지면서 올해 3분기 66.21%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분기 말 연결 기준 자연과환경의 차입금 총계는 약 133억원으로, 3분기 전체 매출액(154억원)의 86%에 달한다.
 
자연과환경 유증의 인수인으로 참여한 유진투자증권은 “자연과환경은 영업활동관련 현금 유출액을 충당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공모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향후 자본조달비용이 상승하거나 자본조달자체가 어려워질 경우 유동성 위기와 과다한 이자비용 부담 등의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높은 증자 비율과 최대주주의 낮은 지분율도 리스크 요인이다. 자연과환경의 이번 유증 발행예정주식수는 1950만주로 총발행주식(6179만2694주)의 31.56%에 해당한다. 대규모 유증이 진행되는 만큼 신주 추가 상장 시점에 대규모 물량이 일시에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
 
자연과환경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의 지분은 5.39%에 불과하다. 최대주주인 데이테크놀로지와 특수관계자들은 유증에 100% 참여할 계획으로 지분 변동은 없을 예정이나, 유증 이후 물량 출회로 최대주주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자연과환경 관계자는 “최대주주는 우선 유증에 100% 참여해 지분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추가 지분매입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경쟁 업체들의 등장과 과열 경쟁으로 손실이 누적됐지만 새로 추진하는 PC사업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재무 건전성도 차차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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