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민간위탁기관과의 대립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오 시장이 서울시 바로 세우기의 장애물로 얘기한 ‘대못’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퇴행적인 오세훈 서울시정 정상화를 위한 시민행동 준비위원회’는 지난 19일 전태일기념관에서 ‘민간위탁 제도 파행 운영’ 긴급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발제를 맡은 최유진 강남대학교 정경학부 교수는 “민간위탁이란 행정을 혁신하고 작은 정부를 구현하기 위해 기업의 경영원리를 행정에 도입한 수단”이라며 “레이건 정부와 대처 정부 때 가장 활성화된 굉장히 보수 우파적인 접근인데 대한민국에서는 좌파정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개념을 정리했다.
최 교수는 오 시장이 대못으로 규정하며 전면 개정한 민간위탁 지침에 대해 세 가지 반론를 제기했다. 종합성과평가를 받은 기관이 같은 해에 특정감사를 유예받는 규정에 대해 최 교수는 “성과평가에 오해가 있는데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감사”라며 “감사가 있었던 해에 특정 감사를 요구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라며 일상적인 지도감독으로도 개선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탁기관이 바뀌어도 사람은 바꿀 수 없도록 한 일명 ‘80%’ 규정에 대해서는 “중간지원조직에서 사람을 뽑는다고 자기 사람을 꽂는 게 아니라 전문가나 활동가를 정해진 절차에 따라 뽑는다”며 “이들에 대한 안정성이 존재하지 않는 한 중간지원조직에 뛰어난 인재가 오지 않을 거다. 과연 전문성이 고용의 안정성 없이 달성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각종 위원회에 시민단체 추천인사를 포함할 수 있도록 한 규정에 대해서는 “관료가 추천한 인사는 이해충돌에서 자유로울까”라며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할당도 반드시 필요하고 그런 것들이 행정규칙으로 있는데 서울에서만 문제가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정소연 공공운수노조 서울시마을센터분회 부분회장은 지난 9월 오 시장의 민간위탁지침 대못 발언 당시 겪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정 부분회장은 “서울시에서 서울마을센터 특정감사를 예고하자 9월6일 시의회에서 서울시에 특정감사 유예 조항을 확인했고 바로 다음날 감사위에서 특정 감사를 유예 공문을 보내왔다”며 “특정감사를 중단시킨 것이 오 시장의 비위를 단단히 거슬렀던 모양인지 서울시 바로 세우기 기자회견을 하시고 민간위탁 지침을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부분회장은 “국감 때 봤듯이 시민단체 1조원의 근거는 없었다. ATM 기계면 달라고 하면 줘야 되는데 이런 ATM이 있나 싶다”며 “저희는 ATM이 아니라 늘 언제나 창구 승인을 거쳐서 예산을 받았다. 사업을 엉망으로 했다면 관리감독했던 공무원들의 책임은 도대체 언제 지는건가”라고 덧붙였다.
김정열 서울마을자치센터연합 이사장은 “오 시장의 시민단체에 대한 정의가 딱 10년 전에 머물러 있다”며 “10년 전엔 광역 중심의 시민단체들이 이끌었지만, 지금은 시민들이 본인들의 욕구와 희망에 따라 자발적으로 모여 만들고 있는데 스스로가 좀 바뀌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사회복지 분야는 민간위탁이 사실상 100%인데 아직까지 서울시가 아무 얘기를 안 했다”며 “다분히 정치적인 입장에 맞도록 바꾸기 위한 과정에서 여러 용어들을 기술적으로 포장하는 것이 아니냐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퇴행적인 오세훈 서울시정 정상화를 위한 시민행동 준비위원회’는 지난 19일 전태일기념관에서 ‘민간위탁 제도 파행 운영’ 긴급 토론회를 가졌다. 사진/시민행동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