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아파트와 빌라 밀집지역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세종시 아파트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이후 올해 들어 완벽한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지난해 세종시 천도론이 급격히 부상하면서 세종시 집값이 크게 올랐고, 올해 공급 물량까지 전년보다 크게 늘면서 아파트 가격 거품이 빠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가격 급등과 정부의 주택 시장 규제 등의 영향으로 내년까지 세종시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0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세종시는 지난 5월 셋째주 매매 변동률 -0.10%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반등 및 하락 전환을 거듭했고, 7월 넷째주 이후 11월 셋째 주 현재까지 17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11월 셋째 주 -0.12%를 기록하며 최대 하락 수치를 기록한 상태다. 이 때문에 11월 셋째주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역대 최저치(99.1)를 기록했다.
세종시는 지난해 전국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지역이다. 지난해 1월 첫째 주 68.6을 기록한 세종시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에는 97.4까지 상승했다. 1년 동안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42%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가장 큰 원인은 정치권에서 시작된 세종시 천도론이다.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옮기는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아파트 가격 급등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 공급이 거의 전무했던 것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 공급은 10월 458가구, 11월 127가구 뿐이다. 이 때문에 올해 세종시 종합부동산세 납부 대상 인원이 지난해 대비 약 3배, 세액 규모는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집값 상승률이 누적되면서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부터 상승세가 꺾이면서 세종시 아파트 가격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전년보다 공급 물량이 크게 늘면서 이전보다는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세종시 아파트 공급은 지난 1월과 7월 각각 1350가구가 공급되며 총 2700가구를 기록한 상태다. 585가구가 공급된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여기에 한국토지주태공사가 최근 분양을 시작한 공공주택 등을 포함해 수천 가구가 연말까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올해 뿐 아니라 향후 세종시 아파트 공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8월 3차 신규택지 공급계획에 세종시 연기면·조치원읍·연서면 일대를 포함시키며 약 2만 가구가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물량 공급에 따른 아파트 가격 안정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물량 공급은 물론 최근 정부의 주택 시장 규제도 세종시 등 지방 아파트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전체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차주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된다. 향후 추가 대출을 신청할 때 기존 대출과 신규 대출의 합이 DSR 40%를 초과하면 대출이 불가능하게 된다. 제2금융권의 DSR 기준도 현행 60%에서 50%로 하향 조정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이본부장은 “세종시 아파트 시장은 당분간 조정 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수요자들의 피로감이 높아진 상태고, 여기에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이전과는 다른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