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족집게 '정용택'이 꼽은 2022년 스타일별 투자종목은?
내년 코스피 예상밴드 2800~3200선 제시
입력 : 2021-12-1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2022년, 우리나라 주식투자 환경은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국면 전환이 잦아 불안정하고 상승이 제한된 박스권 흐름이 예상됩니다. 뚜렷한 투자 주도주가 형성되지 못하고 손바뀜 역시 잦은 혼란스러운 시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자신의 투자 스타일에 따라 전략을 달리해야 합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내년도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초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코스피 상단을 3300선으로 제시, 족집게 센터장으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국내 주식시장이 이미 1월 정점을 찍었다고 예측하고 이익 전망치가 상향되는 종목 중심의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내년도 역시 쉽지 않은 시장이다. 미국의 테이퍼링 이슈와 코로나의 변이 바이러스 출몰은 국내 증시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말이 갈수록 내년 투자 방향에 대해 짙은 고민을 하고 있다.
 
현재 코스피는 2980선을 갈피를 잡지못하고 배회하고 있다. 이달 들어 상승 기지개를 켜는 듯 했지만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위축된 모습이다. 정 센터장은 내년도 코스피 상단을 3200선으로 가리키고 있다. 올해보다도 상황이 더 여의치 않다는 의미다.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정 센터장은 투자자별 성향에 따라 유망 종목을 달리 봐야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내년 한국경제의 경제성장률과 금리인상, 코로나19, 중국 등의 대외적인 지표들도 지속적으로 관심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에게 구체적으로 투자전략과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정용택 센터장. 사진/IBK투자증권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와 전망은.
코스피 예상 밴드는 2800~3200선으로 제시한다. 수출금액, 유동성, 펀더멘탈 등이 내년 4분기까지 팬데믹 이전, 9년 평균에 수렴하는 것을 가정해 산출했다.
 
우선, 내년 한국경제 흐름을 보면, 경제성장률(올해 약 4%)이 2022년에는 2.9% 수준으로 둔화될 전망이다. 성장률 둔화는 기저효과의 소멸과 정책 기조의 정상화에 기인한다. 다만, 성장률이 둔화에도 불구하고 내년 경기 자체는 그리 나쁜 국면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이유는 기저효과가 제거된 2022년 경제성장률 수준이 2021년보다는 낮지만 코로나 팬데믹 발생 전 9년 동안의 평균 성장률인 2%대 중반보다는 훨씬 높아서다.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2022년 성장률이 높은 이유 역시 정책 때문이다. 올해보다 재정지출의 증가율이 떨어질 뿐 우리나라나 미국 등 주요국들의 재정지출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보다 모두 높다.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지 않았고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 필요성을 모두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여전히 정부가 성장을 끌고 가는 국면이다.
 
내년 주식시장 역시 올해에 비해 고점은 낮을 수 있지만 급락하는 흐름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상장기업들의 펀더멘탈이 급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 상장기업들에 대한 이익 전망을 보면, 2021년 분기별로 60조원대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이 2022년에는 분기별로 40조원대 후반 내지는 50조원대 초반으로 둔화된다. 하지만 이 영업이익 규모는 팬데믹 이전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내년 투자환경이 올해보다 후퇴하지만 주식시장을 하락이 아닌 박스권으로 보는 결정적인 이유다.
 
정용택 센터장. 사진/IBK투자증권
코로나19, 앞으로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금융 시장에 미치는 코로나19 위험과 관련해서는 내년 1분기를 가장 불안하게 주시하고 있다. 주요 경제국들이 몰려있는 북반구가 코로나19의 활동성과 치명률이 높아지는 동절기에 있어서다.
 
특히 2월에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전후로 한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까지 중국의 코로나 관련 데이터를 보면, 백신접종율이 80%에 육박할 만큼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치명률을 보이고 있다. 의료 인프라가 매우 열악하거나 보급된 백신의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의심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를 중국 정부도 인식해서인지 중국은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제로코로나’ 정책을 계속 강화하고 있는데 올림픽은 이에 반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행사다. 동계올림픽 기간 중 코로나19가 중국에서 크게 확산되고 사망자가 속출한다면 중국 자체의 정치적 위험도 크게 높아질 뿐 아니라 2020년과 같은 중국발 공급 충격이 다시 가해짐으로써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에도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이 외에 고려해야 할 변수는 무엇이 있나.
내년에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미중 무역 갈등 본격화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무역분쟁은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미국 모두 정치적인 필요가 강하게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3월부터 7월까지 중국은 시진핑의 세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정치적 동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11월에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최근 지지율이 하락 중인 바이든 대통령 역시 중국 때리기에 나설 수 있다.
 
중국경제의 위축과 불안은 중국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우리에게는 중요하다. 경제 대국인 중국이 글로벌 경제나 교역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파생되는 영향이 크다. 이른바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영향을 주고받게 되는데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블록이 상대적으로 이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실물 교역 뿐만 아니라 외환 및 금융시장과 관련해서도 밀접도가 매우 높게 나타난다. 중국의 불안이 투자자 입장에서는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투자자 대응 방식은.
투자의 성공확률이 점차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투자하는 자세도 변해야 한다. 수익을 극대화하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지키는 데 주안점을 둔 보수적인 자세가 더 유리하고 이를 위해서는 인내심과 유연함이 필요하다. 이제는 이전처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싼 주식이 거의 없고 투자 기회도 점차 줄어들 것이다. 투자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회를 남발하기 보다는 결정적인 순간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 투자자산의 선택에 있어서도 수익률을 기준으로 주도주를 쫓아가는 직선적인 투자보다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수익률을 방어하고 기회를 넓히는 다양화가 필요한 국면이다.
 
보수적 투자자의 경우,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 수익을 쫓아 테마주를 따라다닐 경우 변동 폭이 확대되고 수익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동학개미가 활성화 된 지난해나 올해 상반기의 기대 수익을 잊는다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고 높은 배당을 주는 지주회사나 금융주들이 높은 변동성 자세에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반면 조금 더 공격적이고 장기적인 투자자라면 올해 각광을 받는 성장주들(2차 전지 및 미래자동차, 플랫폼 및 메타버스, 차세대 에너지 및 친환경 등)의 분할 매수가 유리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이슈나 차세대 에너지 그리고 친환경 소식들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그 미래가 크게 앞당겨 진 것으로 평가된다. 성장주에 대한 투자는 미래의 이익을 기대하고 하는 투자인 만큼 기본적으로 장기로 이루어지는 속성을 갖는다. 이 관점에서 보면 큰 폭의 변동 과정에서 주가의 큰 폭 조정은 낮은 가격에 매수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경기 순환의 흐름을 따르는 전술적인 투자자들도 있을텐데 우리는 기본적으로 내수 소비 주식들보다는 주력 수출기업들에 집중하는 것이 초과 수익을 실현하는데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다. 2022년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국가들의 재정정책을 보면 낙후된 인프라를 개선하거나 차세대 성장동력에 대한 지원 그리고 친환경 이슈에 대한 지출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세계적인 자본재 및 중간재 생산 국가인 우리나라는 그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신송희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