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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지쳐 떠나는 동학개미…연말 7.6조 팔아 '역대 최대'
급등 종목·업종 위주 '양도세 회피' 물량 출회
입력 : 2021-12-2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개인투자자들이 연말에 주식을 대거 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순매도 금액은 역대 최고치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개인의 연간 순매수 규모가 역대 최대였던 만큼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한 물량 출회도 더 활발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리인상과 박스권 증시까지 '삼중고'가 겹치며, 산타랠리와 1월 '연초효과'를 기다리지 못한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12월1일~12월24일)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7조572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2017년 5조1311억원을 팔아치운 이래 사상 최고치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연말 매도세는 더욱 대비된다. 동학개미들은 올해(1월~12월24일) 76조875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작년(63조9240억원)에 이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순매도(2조3877억원)로 돌아선 동학개미들이 이달 들어서는 7조원 넘게 팔아치우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주식 양도세 회피를 위한 물량 출회가 꼽힌다. 28일을 기준(D-3거래일)으로 종목당 1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면 이후 주식 매매에 대해 양도차익의 20~2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이에 증시에서 개인은 매년 12월 강한 매도세를, 1월에는 다시 순매수하는 패턴을 보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대주주 요건이 2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강화되기도 했고, 올해는 개인의 순매수 규모가 최대였기 때문에 최대로 많이 파는 걸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 증시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장이긴 했으나, 특정 종목이나 섹터군은 굉장히 아웃퍼폼했던 한 해이기도 해서 양도세 회피를 위한 차익실현 매물이 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양도세 회피 요인뿐 아니라 금리인상, 박스권 증시 등이 투심을 약화시키며 개미들이 증시를 떠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증시가 호황이었던 작년 연말엔 오히려 차익실현으로 양도세를 회피하는 물량보다 추가 매수세가 강했기 때문이다. 동학개미들은 작년 12월에도 4조원 가까이를 순매수했다. 반면 올해는 6월 3300선을 고점 대비 10% 가량 빠진 상태며, 하반기에만 기준금리가 두차례 인상되고 대출 이자가 오르는 등 정부가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개인의 투자 여력이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내달 개인 수급이 회복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거래대금 부진 속에서 연말 수급 계절성(개인의 양도세 회피 물량)이 반영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외국인 수급에 따른 반등 동력 또한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영환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10% 내외의 조정은 개인들이 이탈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며 "대출이자 상승 영향이 없진 않아 향후 제한적으로 매수 여력이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아예 '돌아섰다'고 판단하기엔 이른 시기"라고 관측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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