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다른 지역에 사는 노동자들보다 차별 대우를 받은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28일 공개한 통계를 보면 2019년 전국 외국인 노동자 수는 86만3200명, 서울시는 16만6000명이다. 같은 해 경기·인천의 외국인 노동자 수는 37만5000명으로 서울시 외국인 노동자의 2.3배 수준이다.
서울시 외국인 노동자 중 27.5%가 차별 대우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차별 당한 장소는 직장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62.3%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상점(29.6%), 거리(29.0%), 공공기관(20.7%) 순으로 나타났다. 직장 외의 장소에서 경험한 차별 대우는 응답자와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불특정인으로부터 차별을 경험한 경우로 풀이된다.
전국 적으로는 외국인 노동자 중 21.2%가 차별을 받았다고 답했다. 차별대우 받은 장소로는 직장이라고 답한 사람이 59.3%로 가장 많았다. 서울을 비롯한 국내 거주 외국인 중에서 차별을 받은 사람 가운데 약 60%는 직장에서의 업무적 관계에 있는 동료나 상사로부터의 차별 대우를 받은 셈이다.
김진하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서울시 외국인 노동자가 꼽은 어려운 점은 경제적 어려움과 외로움, 문화차이와 외국인에 대한 오해 또는 무시”라며 “한국어 교육, 임대주택 등 주거지원 서비스, 취업 관련 정보 제공 및 일자리 소개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2019년 기준으로 서울시 노동자 중에는 한국계 중국인 비율이 69.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인(한국인 제외) 7.3%, 북미(미국, 캐나다) 6.3%, 기타 아시아 5.0%, 유럽 2.5% 순이다.
전국적으로도 한국계 중국인(40.9%)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서울시와 유사했다. 다만 서울시에 비해 베트남(8.9%)인이 중국인(5.3%)보다 많았고 캄보디아인(4.4%)이 그 뒤를 이었다. 기타 아시아인은 11.3%였다.
국내 거주 외국인 국정 중 상위 5개 국가 중에는 북미와 유럽이 포함돼 있다. 이 중 북미 출신 외국인 노동자의 35.1%(약 10만5000명)와 유럽 출신 노동자 중 16.9%(약 4만2000명)가 서울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외국인 노동자 중에서는 50~59세가 30.6%로 가장 많고, 30~39세(22.4%), 40~49세(20.7%), 29세 이하(15.5%), 60세 이상(10.9%)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전국은 30~39세가 31.9%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29세 이하 26.4%, 40~49세 18.0%, 50~59세 16.9%, 60세 이상 6.9%의 분포를 보였다.
2019년 서울시내 도소매·음식·숙박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노동자 비율은 35.7%로 다른 산업보다 비율이 높았다. 이 밖에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26.8%), 건설업(22.7%), 광·제조업(10.9%)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광·제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46.3%로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도소매·음식·숙박업(19.1%),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16.0%) 순으로 나타나 서울시와 차이를 보였다.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 앞에서 외국인 이주노동운동협의회 등 인권단체 회원들이 외국인 노동자 인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