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화장품 제조업체인
토니모리(214420)가 253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완료하며, 단기 차입금 상환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다만 유상증자에 따른 대규모 신주 물량이 오는 6일 상장될 예정이라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기발행주식 대비 30%가 넘는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주식시장에서 소화돼야 해서다. 특히 유통주식수 대비로는 절반에 육박하는 47%에 달하는 만큼 주가 충격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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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567만1078주를 신규로 발행하는 253억21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이 지난달 24일 완료됐다고 밝혔다. 최종 납입 기준으로 우리사주조합 0.22%, 구주주(초과 청약포함) 68.44%, 실권주 일반공모 18.42%, 한국투자증권 잔액인수 13.92%로 배정됐다.
순조롭게 자금 조달이 마무리됐지만 대규모 오버행(잠재적 물량부담) 이슈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에 발행되는 신주 규모는 기발행주식(1838만3721주) 대비 30.84%에 해당한다. 특히 우리사주조합 0.22%를 제외하고는 모두 보호예수가 없기 때문에 30%가 넘는 신주가 상장되는 오는 6일부터 오버행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통가능 물량(1212만8000주) 대비로는 46.76%인 만큼 주가 충격이 우려된다.
토니모리도 투자설명서에서 "신주의 추가 상장 시점에 대규모 물량이 일시에 출회될 가능성이 있어 이로 인해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며 "추가 상장일 이전이라도 유통주식수 희석화 우려가 주가 상승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날 종가(4755원)가 유증 가격(4465원) 대비 6.10% 낮은 상황이라 대부분 물량은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잔액 인수한 물량과 구주주 물량 등 대부분 물량이 시장에서 출회될 가능성은 농후하다"면서 "일반적으로 (보호예수가 없는) 잔액 인수 물량의 경우 수익률에 무관하게 신주 상장 시점에 대부분 출회되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상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발행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이번 자금 조달로 차입금 회수에 이어 9% 가량 저렴하게 인수한 잔액인수 조건 등 유증 관련 각종 비용과 수수료 수입이 발생했기 때문에 주가와 무관하게 시장에서 해당 물량을 소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니모리 측이 자금 조달을 완료하면서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빌린 178억2000만원의 채무 상환은 순조롭게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이번 유증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급한 불을 끈다고 해도 추가적인 자금 상환 압박은 지속될 전망이다. 토니모리의 작년 3분기 연결 기준 단기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금·유동성사채·유동성전환상환우선주부채 합산)은 563억원으로, 총 차입금 726억원의 80% 가까이를 차지한다.
기업실사를 진행한 한국투자증권은 "토니모리가 3분기 연결 기준 63억원(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104억원(1년래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는 1년래 도래하는 차입금 총액 대비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유증 이후 최대주주 측의 지분율이 10%포인트 가량 감소했지만 지배력에 대한 약화 우려는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여전히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유증 이후 오너 일가인 배해동 회장 등 특별관계자 3인의 총 보유 주식은 1275만주로 지분율은 53.34%로 변동됐다. 이번 청약에 최대주주 측은 108만5297를 배정받았다. 금액으로는 48억4500만원 상당이다. 최대주주 측은 청약 참여를 위해 주식담보대출을 한국투자증권에서 진행했다. 최대주주인 배 회장은 오는 3월15일까지 회사 주식 260만주를 담보로 제공해 이자율 4.5%에 45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진행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담보비율이 300%로 설정돼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는 현재 시점에서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단기로 분류되는 석달간 이자율이 4.5%인 점을 봤을때 법정최고이자율(20% 수준) 정도의 고금리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