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동대문 기반의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1등 무신사가 2020년 1조원대 거래액을 기록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온라인 쇼핑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온라인 패션 플랫폼은 남성, 4050세대 등 시장을 확장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3일 온라인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지난해 거래액이 서비스 출시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거래액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준으로, 여성 패션 플랫폼으로는 처음이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는 동대문 기반 의류 쇼핑몰을 한 데 모아놓은 온라인 쇼핑 플랫폼으로, 지난 2015년 6월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재까지 누적 거래액은 3조원에 달하며, 6500곳 이상의 스토어가 입점했다.
지난해 지그재그는 브랜드관 오픈, 직진배송 서비스 등 신규 서비스를 선보였다. 우선 작년 3월 브랜드관을 오픈하며 동대문 패션 중심에서 디자이너 및 스트리트 브랜드까지 범위를 확장했다. 현재 브랜드관의 입점 브랜드 수는 1000곳 이상으로, 상품 다양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CJ대한통운의 e-풀필먼트 서비스와 연계한 물류 서비스 '직진배송'을 도입, 주문한 상품을 다음 날 바로 받아볼 수 있게 하면서 거래액과 이용자가 나란히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플랫폼 기술력으로 쇼핑몰, 브랜드를 이용자와 연결하는 것에 집중해 온 지그재그가 동대문 패션을 주로 다루는 플랫폼 중 처음으로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남성 패션 쇼핑앱 하이버가 배우 엄태구를 모델로 발탁했다. 사진/브랜디
지난해 패션업계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1등 무신사는 연간 거래액 목표치를 2020년의 1조2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1조6000억원으로 잡았다. 작년 상반기 거래액만 2020년 상반기 대비 40% 증가했고, 지난해 사업 영역과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기존 연간 거래액을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남성 패션 플랫폼 하이버도 작년 12월 기준 서비스 출시 3년 만에 누적 거래액 20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브랜디가 운영하는 하이버는 남성 고객 특화 앱으로 포지셔닝해 출시 초기부터 패션 카테고리와 명품, 스포츠, 라이프 등의 상품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해의 경우 3분기 패션 카테고리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0% 성장했고, 비패션 분야 거래액도 작년 한 해 동안 500%의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4050세대를 공략한 패션플랫폼 시장도 확대됐다. 퀸잇, 푸미, 모라니크 등의 4050 여성 고객 타깃의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퀸잇은 지난해 월간 거래액이 연초 대비 20배 성장, 2020년 9월 서비스 출시 이후 1년2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300만건을 돌파했다. 입점 브랜드는 600개를 넘어서며 상반기보다 217%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카카오스타일이 지난해 7월 '포스티'를 론칭하며 4050 패션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었고, 무신사도 내년 상반기 4050 여성 대상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온라인 쇼핑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가운데 취향 기반 소비 경향이 두드러지는 패션 영역에서는 특정 타깃, 특정 제품에 집중하는 버티컬 플랫폼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1세대 플랫폼들은 비패션 영역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해 기존 타깃 소비자를 록인하며 거래액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고, 새로 론칭하는 플랫폼들은 기존 강자와 승부하기보다 새로운 영역을 찾아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4050세대 타깃의 모바일 패션 플랫폼 퀸잇. 사진/퀸잇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