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 송파구 가락 쌍용 1차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최근 건설업계에서는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 규제와 사업성 저하로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노후 단지가 많아지면서 점차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도 리모델링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이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리모델링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전국 94개 단지, 7만여 가구가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약 60% 늘어난 수치다.
지역으로 살펴보면 1시 신도시가 집중된 경기도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는 모습이다. 1990년대 지어진 1기 신도시 대부분 재건축 연한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용적율이 높아 재건축 사업성이 높지 않아 리모델링에 눈을 돌리고 있다.
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대구광역시 범어우방청솔맨션은 지방 단지 중 처음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한 단지로 지난달 효성중공업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여기에 경남 창원시 ‘성원토월그랜드타운’과 대전광역시 ‘국화아파트’가 각각 지역 내 최초 리모델링 추진 단지로 이름을 올리면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리모델링이 건설업계 또 다른 먹거리로 떠오른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건설과 GS건설, 포스코건설과 DL이앤씨 등 5개 건설사가 리모델링 수주 1조원을 달성했다. 현대건설은 약 1조9258억원을 수주해 1위에 올랐고, 이어 GS건설은 1조4175억원, 포스코건설 1조3923억원, DL이앤씨 1조34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건설도 1조2600억 원의 수주액을 달성했다.
특히 주요 건설사들은 리모델링 전담팀을 만들고 사업 확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GS건설은 지난해 건축·주택부문 내 도시정비2담당 부서 아래에 리모델링팀을 신설했다.
대우건설도 리모델링 전담 팀을 구성하고, 총 17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배치됐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도 리모델링 전담 팀을 만들고, 본격적인 사업 진출에 나섰다. 여기에 중견 건설사도 리모델링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아울러 국내 최초 리모델링을 통한 일반분양 아파트가 나오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쌍용건설이 오는 11일 입주자를 모집하는 ‘송파 더 플래티넘’은 가구 증가형 리모델링 1호 단지로 수평증측 리모델링을 통해 가구수가 늘어난다. 일반분양 아파트는 30가구 미만으로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없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다. 또 계약 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고, 실거주 의무 기간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에서도 리모델링 사업 추진을 위해 발벗고 나서는 모습이다.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은 최근 한 토론회에서 “1기 신도시 주거환경개선을 위해 공공주택 리모델링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 다양한 세제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기 신도시가 정부 지정으로 탄생한 도시인만큼 성장과 노후 등 생애 관리 또한 정부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과 관련해 1기 신도시 등 잠재적 일감이 많이 남아 있고, 여기에 지자체 지원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향후 재건축 시장이 리모델링 시장으로 변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해 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