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유통업계의 올해 설 선물세트 키워드는 ‘김영란법’과 ‘친환경’으로 요약된다. 먼저 이번 설은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의 농수축산물 선물 가액 범위가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 이후 맞이하는 첫 명절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고급 선물세트를 이전보다 크게 늘리는 등 매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 선 선물에도 ESG 바람이 불면서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부정청탁금지법의 농수축산물 선물가액 범위가 20만원으로 확대되면서 이번 설 명절에는 프리미엄 선물세트가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설 명절은 선물가액 확대 이후 첫 명절이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선물세트 출시에 그 어느 때보다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특히 사전예약 판매에서 프리미엄 선물세트에 대한 인기를 실감한 상태다.
설 명절 선물세트 모습. 사진/홈플러스
먼저 롯데백화점은 한우를 비롯한 정육 세트에 집중하고 있다. 정육세트 약 1000여종, 총 20만개를 선보인다. 특히 꽃등심, 안심, 살치살 등 최고급 부위로 구성된 명품 한우 세트와 칡소, 흑한우 등 희소 한우세트를 각각 100세트 한정으로 준비했다. 아울러 국내 유명 산지 곶감을 엄선해 선보이고 있다. 특히 선물 가액이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곶감 세트 판매 증가로 사전 예약 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132%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프리미엄 한우·굴비 등 상품의 물량을 지난해 설보다 20% 늘렸다. 축산 바이어가 직접 경매에 참여한 '직경매 한우 선물세트'도 소개한다. 대표 상품으로는 '직경매한우 스테이크' '직경매한우 만복' 등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대표 선물인 한우를 역대 물량인 7만3천 세트를 준비했다. 곡물을 끓여 먹이는 방식으로 키운 화식 한우 등 상품을 강화하고, 굴비와 참돔, 전복 등 수산물 세트도 지난 설보다 10% 더 늘렸다. 아울러 고급 디저트 과일로 자리 잡은 샤인머스캣을 주요 구성품으로 꾸민 선물세트 품목을 지난해 대비 50% 늘렸고, 전통 재수용 과일인 사과·배 등과 이색 과일을 혼합 구성한 선물세트도 출시했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올해 10만원대 상품이 지난해 대비 2배 넘게 많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설 선물 세트 매출도 전년보다 59%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10만원대 상품 매출이 28.1%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실적이 지난 설보다 9.1% 증가했다.
아울러 산업계 전반에 퍼져 있는 ESG 경영 화두가 유통업계의 설 선물세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친환경 이슈는 포장재를 많이 사용하는 유통업계에서는 꼭 해결해야 하는 첫 번째 문제로 손꼽힌다.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매출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에 어느 산업군보다 더욱 집중하고 있다.
설 선물세트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먼저 롯데백화점은 올해 설 선물 판매기간에는 식품관 전용 친환경 쇼핑백을 새롭게 선보인다. 다음달 2일까지 롯데백화점 전점 식품관에서 만날 수 있는 친환경 쇼핑백은 버려진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다회용 업싸이클링 쇼핑백이다. 특히 2022년 검은 호랑이해를 기념하는 캘리그라피가 그려져 있어 선물용 가방으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홈플러스도 ESG 경영의 일환으로 ‘친환경 패키지’ 과일 선물세트 5종을 마련했다. 과일 선물세트에 필요한 완충재를 플라스틱, 스티로폼 대신 종이로 구성한 상품이다. 이를 통해 통기성을 확보해 신선식품 품질을 유지하고 고객과 함께하는 착한 소비로 연간 1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설 선물세트는 김영란법 완화에 따라 한우 같은 신선 선물세트에 대한 프리미엄 상풍군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ESG 경영 확대와 가치 소비 트렌드에 맞춰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고, MSC 인증이나 동물복지 상품 같은 착한 선물세트를 확대해 선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