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가 옛 서대문형무소와 독립문 사이에 유관순 열사 동상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이정민)는 기념사업회가 문화재청장을 상대로 낸 동상 설치 불허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기념사업회는 지난 2020년 7월16일 서대문형무소가 있는 서대문 독립공원에 5m 70㎝ 높이의 유관순 열사 동상을 설치하겠다고 신청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이 신청을 불허한다는 내용의 처분을 했고, 이에 기념사업회가 그해 10월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동상의 설치로 인해 역사문화 환경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문화재청 불허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 서대문구청도 "독립공원의 '독립'이 갖는 의미와 일제 강점기로부터 주권을 회복하고자 하는 '독립'의 의미가 역사적으로 상이함에도 지나치게 인접해 존재함으로써 역사적 교훈과 가치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며 "유관순 열사 동상이 독립공원 영역에 추가되면 '독립'의 역사적 의미가 더 혼란을 빚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기념사업회는 소송과 무관하게 문화재청과 협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서대문 독립공원 내 다른 위치에 유관순 열사 동상을 설치했다.
지난해 8월15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시민들이 독립운동가들의 흔적과 역사를 돌아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