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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ETF 돌풍 속 글로벌 증시 급락…원금 손실도 속출
연준 긴축 행보에 연금 가입자 수익률도 바닥
입력 : 2022-02-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출시하면서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투자자들의 연금 수익률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일부 금융사들의 경우 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기준 국내 43개 금융사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최근 1년간 운용수익률은 평균 2.28%를 기록했다. 종류별로는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수익률이 2.78%로 가장 높았으며, 확정기여(DC)형과 확정급여(DB)형은 각각 2.58%, 1.47%로 집계됐다. DC형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이 5.77%로 가장 높았으며, IRP는 한국포스증권이 8.26%로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 퇴직연금의 경우 대부분 예금과 같은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운용돼 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퇴직연금의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은 86.4%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DC·IRP 적립금이 원리금보장상품에서 비보장 상품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DC·IRP의 적립금이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의 경우 2019년 88.42%, 80.93%였던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이 지난해 83.45%, 71.33%로 각각 4.97%포인트, 9.60%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퇴직연금 수익률도 바닥을 치고 있다. 지난해 시중 은행 중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신한은행의 경우 최근 DC형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월28일 기준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로보포트폴리오 1년 수익률은 -6.39%를 기록하고 있으며, AI펀드 수익률도 -1.59%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퇴직연금 가입자의 평균 수익률 역시 0.5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연금 수익률도 추락하고 있다. 증권업계 연금 강자인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23.06%에 달했던 연금 수익률이 -1%로 하락 전환했다. 디비자산운용과 멀티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1년 수익률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디비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 3분기 2.80%였던 수익률이 지난해 4분기 -6.42%까지 떨어졌다.  
 
연금 가입자들의 수익률이 급락한 것은 국내외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나서며 긴축 행보를 보이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도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26일(현지시간) 조만간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이르면 3월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최근 퇴직연금 ETF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진 것도 연금 가입자들의 수익률 하락에 영향을 줬다. 미래에셋투자와 연금센터에 따르면 퇴직연금의 ETF 투자액은 2019년 1836억원에서 작년 1분기 1조3204억원까지 늘었다. 이는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 4곳의 자료를 취합한 것으로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이 퇴직연금 ETF를 대거 출시한 점을 감안 할 경우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TF 수익률의 경우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시하락에 취약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펀드와 ETF의 수익률도 급격히 떨어졌다”며 “실적배당형 상품을 담은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역시 증시의 영향을 받아 수익률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의 경우 노후 대비를 위한 것인 만큼 당장의 수익률보단 장기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투자에는 언제나 리스크가 있다”며 “연금의 경우 매매타이밍에 얽매이기보단 적립식으로 장기로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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