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라 신차 출고 대기 시간이 최대 1년을 넘기면서 중고차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의 주문 대기 물량은 각각 10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현대차는 2배, 기아는 3배가량 늘어난 수치입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올해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오닉 5와 EV6, GV60 등 현대차그룹의 인기 전기차종의 경우 지금 구매를 결정해도 연내 수령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13개월 이상의 대기기간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쏘렌토와 스포티지 같은 인기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역시 대기 기간이 1년 이상입니다.
제네시스 GV60. 사진/제네시스
신차 대기기간이 길어지면서 중고차의 가치도 오르고 있습니다. 모바일 중고차 플랫폼 첫차는 지난해 12월 가장 거래량이 많았던 아반떼AD의 1월 평균 예상 매입가가 전월 대비 50만원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형 아반떼의 출고 지연으로 인도까지 6개월 이상 소요되면서 중고차로 자연스럽게 구매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전기차는 최근 배터리 기술 향상과 함께 주행거리가 확대로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케이카에 따르면 아이오닉 5의 1월 시세는 4706만원으로 전월 대비 11.7% 상승했으며 코나 일렉트릭도 전월보다 10.7% 상승한 2906만원입니다. 특히 아이오닉 5를 비롯한 EV6 등 인기 전기차 모델은 신차 실구매가 대비 500만원가량 높은 가격에 중고차 시세가 형성됐습니다.
출고 지연 현상이 장기전으로 돌입하면서 신차의 물량 공세가 어려워져 신차급 중고차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