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행보로 1월 코스피와 코스닥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2월에는 국내 기업들의 ‘어닝쇼크’(실적충격)가 증시 추가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기업들의 실적추정치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상승은 기업들의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기 실적 부진이 더해질 경우 하락폭이 클 수 있다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종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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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월 실적(연결)을 발표한 컨센서스(당기순이익 기준)가 존재하는 상장사 84곳 중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기업은 58곳으로 나타났다. 1월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70%가량의 당기순이익이 컨센서스를 하회한 것이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도 전망은 밝지 않다. 국내증시에서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13조8000억원으로 전망치(15조3000억원)을 하회했고, 매출액도 컨센서스를 넘어서지 못했다.
성과급 지급 등의 변수가 있었지만, 영업이익 기준 4분기 전망치 달성률은 90.3%로 작년 4분기와 비교해도 낮다. 이번 4분기 전망치 달성률은 최근 10년간의 4분기와 비교했을 때, 3번째로 낮은 수치였다.
아직 실적을 발표한 기업이 많지는 않지만, 4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LG전자(066570)(전자·부품)의 4분기 전망치 달성률(영업이익기준)은 84%에 불과했고,
POSCO(005490)(철강)도 전망치를 소폭 하회한 실적을 발표했다.
올해 코스피 전망치도 하향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미 2022년 전망치는 3분기 실적시즌 이후부터 하향 조정되기 시작됐다”며 “올해 1~3분기까지의 영업이익증감률은 지금 전망치 기준으로도 한 자릿수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금리 상승과 관련해 저 밸류에이션 및 실적 개선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상승으로 인해 불확실한 미래 성장 가치에 대해서는 할인폭이 커질 전망”이라며 “올해는 실적과 밸류에이션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년과 달리 금리는 상승하고, 유동성은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 수익률의 기대값을 낮춰 잡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정상화 국면에서는 위기 극복 국면과는 달리 중앙은행 중심으로 유동성 공급이 확대될 수 없기 때문에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대부분 투자 자산가격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지수 레벨의 강한 상승에 베팅하기보다는 이익 개선이 뚜렷한 퀄리티 업종 및 기업으로 대응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밸류 종목보다 수익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퀄리티 종목을 지켜보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국내에선 반도체, 하드웨어, 금융, 통신 관련주가 여기에 해당하며, 주식 외엔 고금리 예적금, 리츠 등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증권사들이 이익 상향 섹터 중 공통으로 언급한 업종은 반도체다. 키움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2022년 이익전망의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IT 업종 중에서 단연 업황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반도체 업종”이라며 “코스피200 내 반도체 업종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연초 대비 4조1000억원이 늘어난 72조5000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운송 업종을 비롯해 증권, 보험, 은행 등 금리 상승 사이클의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 업종의 이익 전망 개선폭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기적으로 주가민감도가 높은 낙폭과대 실적주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패닉 이후 반등 주도권은 통상 낙폭과대순으로 형성된다”며 “낙폭과대 및 2022년 전체 및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의 전년 대비 증가율 업종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낙폭과대, 실적 서프라이즈 예상주. 표 삼성증권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