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서울지역 아파트 매물이 쌓이고 있다. 최근 가격 급등으로 인한 피로감이 높아지면서 거래가 사라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급매물만 거래가 진행되면서 전체 아파트 가격까지 끌어내리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대통령 선거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일 아파트 실거래가 사이트 아실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서울 대부분의 지역에서 아파트 매물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25개 자치구 중 노원구와 광진구, 강동구를 제외하고 22개 자치구에서 한 달 전보다 아파트 매물이 많아졌다.
이날 기준 매물이 가장 많이 쌓여 있는 곳은 강남구와 서초구로 나타났다. 강남구는 3773건을 기록해 한 달 전(3649건)보다 3.35 늘었고, 서초구는 3621건을 기록해 한 달 전(3567건)보다 1.5% 늘었다. 이어 노원구도 3579건을 기록해 3위를 기록했지만, 한 달 전(3621건)보다는 소폭 줄었다.
아울러 최근 한 달간 아파트 매물이 가장 급격히 상승한 곳은 용산구로 781건에서 864건을 기록해 10.6% 상승했고, 이어 동작구도 1511건에서 1633건을 기록해 한 달 새 8.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성동구(7.6%)와 중구(6.8%), 도봉구(6.8%)가 뒤를 잇고 있다.
서울지역 주택가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아파트 매물이 증가하는 이유는 최근 거래가 사라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건수는 597건을 기록했다. 이는 6841건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3% 급락한 수치다. 급매물 이외에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1월부터 서울지역 빌라 매매건수가 아파트 매매건수를 앞서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1월까지 13개월 연속 빌라 매매건수가 아파트 매매건수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아파트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빌라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매매건수 하락은 전반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1% 하락하면서 2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은 2020년 5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매물을 내놓는 원인으로 대출 금리 인상과 세금 규제 강화가 꼽히고 있다. 대출 금리 상승과 세금 규제 여파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매물은 내놓는 집주인이 나타나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똘똘한 한 채’를 제외하고 나머지 주택을 내놓으면서 매물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일단 세금에 대한 부분이 있고, 대출 금리 상승으로 매물이 나오는 것도 있다. 기존 주택을 팔고 1주택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과부하가 좀 걸린 것 같다”라며 “가격에 대한 부분도 어느 정도 높게 책정이 되어 있다 보니깐, 지금 손절하려는 수요들까지 몰리면서 매물들이 많이 늘어난 것이고, 대선 전후로는 계속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