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쌍용차(003620)의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과 픽업트럭 '뉴 렉스턴 스포츠&칸'이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쌍용차는 신차 판매 확대를 통해 경영 부진을 씻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최근 에디슨모터스가 공동 관리인 선임을 법원에 요청한 것을 놓고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어 여전히 매각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코란도 이모션은 지난달 10일부터 사전계약을 실시한 결과 3주 만에 초도 물량 3500대를 넘어섰다.
지난달 연식변경을 거친 뉴 렉스턴 스포츠&칸 역시 출시 2주 만에 누적 계약 대수 3000대를 돌파했다. 뉴 렉스턴 스포츠&칸은 지난달에만 2978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월 대비 29.9%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월 최다 판매를 기록했던 11월(3159대) 이후 3000대 수준의 판매 상승세를 이었다.
쌍용차는 현재 잔업 및 특근 시행 등을 통해 출고 적체 해소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코란도 이모션을 비롯해 신차 출시로 점유율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 사진/쌍용차
우선 쌍용차는 오는 7월 무쏘 후속인 중형 SUV 'J100(프로젝트명)'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티볼리, 코란도, J100, 렉스턴으로 이어지는 SUV 풀라인업을 구축한다. 쌍용차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J100의 전기차 모델인 'U100'도 개발하고 있다. 중국 BYD와 배터리 팩 및 전기차 전용 플랫폼 공동 개발도 진행 중이다.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는 이를 통해 'SUV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아 경영정상화까지는 험난하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10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인수합병(M&A) 본계약을 맺었지만 에디슨모터스가 공동 관리인 선임을 법원에 요청하면서 다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최근 원활한 인수 절차 진행을 위해 쌍용차 출신인 이승철 부사장을 영입하고 이 부사장을 제3자 관리인으로 선임해달라고 법원에 관리인 선임을 요청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가 협의 없이 중국 BYD와 전기차 배터리 개발 계약 및 배터리 팩 자체 생산을 위한 기술협력을 체결한 것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또 쌍용차가 지난달 27일 사우디 내셔널 오토모빌스(SNAM)과 맺은 뉴 렉스턴 스포츠&칸 및 올 뉴 렉스턴의 현지 생산을 위한 부품 공급계약이 불평등한 계약이라고 주장한다.
쌍용차 노조는 에디슨모터스의 추가 관리인 선임에 반대하고 나섰다. 쌍용차 노조는 "BYD와의 협력은 법정 관리 이전부터 추진됐던 신사업 프로젝트의 일환이다"며 "BYD와 기술 협력은 전기차 부분 핵심 사업으로 쌍용차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SNAM과의 계약과 관련해서는 "SNAM과의 MOU 체결은 2019년 10월에 체결됐다"며 "정상화를 위해서는 수출시장의 회복이 시급한 만큼 SNAM과의 계약은 중동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도 추가 관리인 선임 반대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쌍용차 채권단 역시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럼에도 에디슨모터스는 신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쌍용차 경영진에 경영 정상화를 맡길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29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20분기 연속 적자로 자본 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쌍용차는 2021사업연도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까지 잠식 사유 해소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인수절차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부족으로 인해 '또 다른 목적이 있었던 게 아닌가'라는 우려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다음달 1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고 채권단의 동의를 받아야 인수절차가 완료된다. 결국 업계에서는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가 채권단이 만족할 만한 채무 변제 계획을 마련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생계획안 통과 이후에도 채무 변제가 불가할 경우 파산 절차를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