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완성차업계 판매 실적이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 반도체 칩 공급에 병목현상이 생긴데다 국내의 경우 설 연휴와
현대차(005380) 아산공장 가동 중단 등 근무 일수가 줄며 전반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4일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발표한 지난달 국내외 판매 실적을 취합한 결과 총 52만8848대로 전년 동월 대비 13.7% 줄었다. 지난해 7월부터 전년 동월과 비교해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7.8% 줄은 10만7196대에 그쳤다. 해외 판매량은 43만4948대로 12.4%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000270) 등이 줄줄이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은 반면 르노삼성만 유일하게 XM3 수출에 힘입어 전체 판매가 2배로 늘었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4만6205대, 해외 23만5999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2.1% 감소한 28만2204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는 22.3%, 해외 판매는 9.8% 줄은 수치다.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이 전기차 생산설비 공사 진행을 위해 지난달 3~28일 가동을 멈추면서 그랜저(1806대) 내수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77.7% 급감했다.
세단은 아반떼가 5437대로 가장 많이 팔리는 등 총 9300대가 팔렸다. RV는 팰리세이드 4302대, 싼타페 2159대, 투싼 3619대, 아이오닉5 376대, 캐스퍼 3948대 등 총 1만 6127대가 판매됐다. 제네시스는 G80 5501대, GV60 177대, GV70 2415대, GV80 1876대 등 총 1만580대가 팔려 전년 동월 대비 8.0% 감소했다.
지난해 5월 프랑스 Le havre항에서 양하 작업 중인 XM3. 사진/르노삼성
기아는 지난달 국내 3만7038대, 해외 17만5781대 등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한 21만2819대를 판매했다. 국내는 10.7%, 해외는 4.6% 감소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쏘렌토로 5066대가 판매됐다. 쏘렌토를 포함한 RV 모델은 스포티지 4455대, 카니발 4114대, 셀토스 3468대 등 총 1만8848대가 팔려 전년 동월 대비 16.7% 감소했다.
캠핑용으로 주목받는 레이는 3598대가 팔려 승용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아 관계자는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으로 공급 지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실제 지난해 9월부터 차량 생산이 증가하는 추세고 1분기 내 인도공장 3교대 전환,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내실 있는 판매 전략 등으로 수익성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의 경우 지난달 내수 4477대, 수출 8837대로 전년 동월 대비 116.4% 증가한 1만3314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26.7%, 수출은 237.5% 증가했다.
QM6가 전년 동월 대비 45.1% 증가한 2865대가 판매되며 연초 내수 실적을 견인했다. XM3도 23.3% 늘은 1418대가 판매되며 힘을 보탰다. 수출은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가 7747대로 전년 동월 대비 377.6% 급증하며 르노삼성의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
쌍용차(003620)는 지난달 내수 4836대, 수출 2764대 등 총 7600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12.4% 감소했다. 내수는 14.4%, 수출은 8.8% 줄었다.
새롭게 출시된 뉴 렉스턴 스포츠&칸은 출시 2주 만에 누적 계약 대수 3000대를 넘어섰지만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제약으로 출고 적체가 이어지고 있다. 내수 판매는 지난 달 4일 출시된 뉴 렉스턴 스포츠&칸이 전년 동월 대비 29.9%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공급의 한계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 14.4%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지엠 역시 64.3% 감소한 1만2911대를 판매했다. 내수(1344대)와 수출(1만1567대) 각각 78%, 61.5% 줄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내수 시장에서 709대, 수출시장에서 뷰익 앙코르 GX와 5686대 판매되며 실적 전반을 견인했다.
한국지엠은 부평과 창원공장에서 진행된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 공사와 반도체 칩 공급 부족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