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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캐피탈, 신임 대표 모집 '논란'…군인공제회 보은인사 포석?
현재 이상춘 대표 체제하에 드라마틱한 실적 개선
입력 : 2022-02-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지난 2017년 이상춘 대표이사 취임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한국캐피탈(023760)의 신규 대표이사 모집 소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캐피탈의 최대주주인 군인공제회가 현재 대표의 연임이 가능한 상황에서 새로운 대표이사 모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현재 전문경영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드라마틱한 실적 개선을 달성했음에도 교체 카드를 꺼낸 군인공제회가 3월 대선 이후 정치권 보은인사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군인공제회, 한국캐피탈 대표이사 모집 공고.
10일 군인공제회에 따르면 한국캐피탈 신임 대표이사 1명을 모집하는 공고가 지난 7일 게재됐다.  임기 3년을 기준으로 경영성과를 평가해 임기를 1년 단축 또는 1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 3회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현재 대표이사의 계약이 종료돼 새로운 대표이사 모집 공고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대표이사 체제하에서 한국캐피탈의 실적이 드라마틱하게 개선된 상황이라 이번 교체에 대한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교체 시점이 공교롭게도 3월 대선 이후인 상황이라 정치권 보은인사를 염두한 자리마련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17년에 신규로 선임된 이상춘 대표이사 체제 이후 한국캐피탈은 포트폴리오 개편을 통해 고성장을 달성했다. 기존 부실사업으로 평가받던 사업 리스 비중이 2016년 70%에서 작년에는 28% 까지 감소됐다.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기업금융과 소매금융비중이 증가하면서 회사 실적도 가파르게 개선됐다.
 
자산총계는 지난 5년간 연평균 18%의 성장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분기 분기보고서 기준 한국캐피탈의 자산은 3조2889억원이다. 매출과 순이익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770억원, 360억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상춘 대표이사가 취임하기 전인 2016년의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983억원, 103억원에 그쳤다. 당시 자산총계도 1조4733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자산총계 성장률 측면에서 2012~2016년의 연평균 성장률은 8% 수준이었다. 이 대표가 취임한 이후 18%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군인공제회의 대표이사 교체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표이사 교체의 명분으로 지난해 국감에서 지적된 대부업체 대출이 문제가 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작년 9월 국감에서 “군인공제회의 자회사인 한국캐피탈이 최근 4년간 대부업체에 약 1100억 원을 대출했다”고 밝혔다. 성 의원이 군인공제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캐피탈의 대부업체에 대한 대출잔액은 지난 2018년에 92억원으로 전체 대출 비중에 0.54%에 불과했으나 작년 8월 기준 대출잔액은 632억원으로, 대출 비중의 2.42%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당시 한국캐피탈 관계자는 "대부회사 대출과 같은 위험자산 비중은 전체 운용 자산 3조원 대비 아주 적은 비중에 불과하다"면서 "이미 한국캐피탈은 연체율(1개월 기준)이 사상 최저 수준인 1.1%로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부업체에 대한 대출은 시중은행에서도 이뤄지는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작년 10월에 하나은행이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우수 대부업체에 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출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동안 대부업체를 여신 제한업종으로 묶고 대출을 금지해 왔던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에 따라 내규를 변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대출에 대한 심사 정보 등을 공개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우수 대부업체에 대한 제한을 푼 만큼 심사가 실제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금 조직의 낙하산 인사나, 보은인사 등은 늘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이라며 "이번 한국캐피탈 대표이사 교체 시점이 공교롭게도 대선 직후이다 보니 이런 논란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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