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 테마주'들이 '정치 이슈'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2월 증시는 정책 기대감에 따른 테마·이슈의 순환매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대선 테마주의 거래 증가가 증시 변동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주가의 변동은 지난 3일 있었던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의 첫 TV 토론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모베이스전자, 희림, 덕성, 깨끗한나라, NE능률, 웅진 등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테마주로 분류된다. 모베이스전자의 사외이사와 덕성의 대표이사가 각각 윤 후보의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알려지면서 윤 후보의 관련주로 편입됐다. NE능률은 최대주주가 파평 윤씨 종친회 소속으로 알려졌다.
에이텍, 일성건설, 오리엔트바이오, 토탈소프트, 카스 등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관련주다. 토탈소프트는 대표이사가 이 후보의 중앙대 동문으로 알려졌고, 에이텍은 최대주주가 성남창조경영 CEO 포럼 운영위원직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테마주는 기업의 실적 등 성과와는 무관하게 정치적 이슈나 주자의 지지율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이 후보의 탈모 치료 공약이 발표된 다음 날인 지난달 6일에는 오리엔트바이오 주가가 14.23% 급등했다. 오리엔트바이오는 이 후보가 과거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져 이 후보 관련주로 분류됐다.
전문가들은 '지연', '학연' 관련 테마주 보다는 '공약', '정책' 관련주에 관심을 두라고 조언했다. 또 대선 주자가 내세운 공약이 임기 내 달성 가능한 공약인지 따져보고, 정책 수혜와 함께 가격도 감안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역대 정부의 대선 공약 이행률은 평균 31.6%로, 가장 이행률이 높았던 노무현 정부의 이행률도 41.8%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현 정부의 공약 이행률은 17.5% 수준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은 주식시장의 관심이 대선으로 쏠리는 시기"라면서 "여론조사 결과상으로는 어느 한 쪽 후보의 우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선거 결과를 예상하기보다는 시나리오별로 수혜 업종과 피해 업종을 정리해서 대응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대선테마주는 기업의 실적 등과는 무관하게 급등락을 반복하는데다, 주로 학연이나 혈연, 지연 등으로 연결된 테마로 실체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당국은 20대 대선을 앞두고 '대선 테마주'와 관련된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점검과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는 18·19대 대선 모두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테마주의 주가가 급락해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