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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MSCI 선진지수 편입, 막연한 장밋빛 전망은 곤란
입력 : 2022-02-10 오전 6:00:00
'547억달러 순유입 vs 28억달러 순유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MSCI) 편입시 국내 자본시장에 얼만큼의 자금이 들어올 지에 대한 전망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이 MSCI 선진 시장으로 승격될 경우 최대 61조1000억원(약 547억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주가가 최대 27.5% 상승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작년 발표했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은 오히려 유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신흥국지수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뱀의 머리'에 있는 것이 '용의 꼬리'에 있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단 것이다.
 
전망이 정반대로 엇갈릴 정도로 MSCI 선진 지수 편입의 단기적 영향을 예측하긴 쉽지 않단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만 된다면 코스피 4000은 따놓은 당상인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지만, 막연한 장밋빛 전망인 셈이다.
 
과거 사례 봐도 단기적인 효과를 입증하긴 어려워 보인다. MSCI와 함께 양대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글로벌 벤치마크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 지난 2009년 9월에도 국내 증시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 2007년 하반기 코스피는 2000선을 간신히 넘겼는데,  2009년 FTSE 지수 편입 이후에도 전고점인 2000선을 다시 회복하기까지는 1년이 더 걸렸으며, '2000 박스권'은 2017년까지 지속됐다.
 
FTSE 선진지수 편입 직전, 자본시장연구원 역시 리포트를 통해 극적인 자금 유입이나 지수 상승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내용의 리포트를 냈다. 국내증시의 체질 강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외국인 투자자금의 질적·양적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 정도를 기대 효과로 꼽았다. 
 
순유입이든 순유출이든, MSCI 선진 지수 편입을 위한 네번째 도전은 이미 시동이 걸렸다. 큰 걸림돌 중 하나였던 역외 원화거래 허용까지도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만큼, 의지는 상당하다.
 
이왕이면 추종 자산이 십수조에 달하는 선진 지수에 편입되는 것이 한국 증시 위상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덴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보다 안정적이고 중장기적인 '질 좋은' 투자자금이 유입될 거란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까지다. 막연히 코스피 4000은 따놓은 당상일 거란 장밋빛 미래만 그리는 건 곤란하다.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시장 개방이나 주식데이터 공개 등은 어느 수준까지 이뤄져야 하는지,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까지 충분한 검토와 대비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편입 과정에서 MSCI 측의 다소 무리한 요구까지 들어주는 등 '소탐대실'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뜨겁지 않은 온도로 MSCI 편입 이슈를 대해야 할 때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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