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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도 주목한 올림픽발 '반중 정서'…"차기 정부 대중 외교 바뀔 수도"
한복 공정·편파 판정 논란…불공정 민감한 2030 역린 건드려
입력 : 2022-02-10 오후 3:57:05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의 '편파 판정' 논란이 촉발한 반중 정서가 2030세대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의 편파 판정에 투영된 불공정성이 청년층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 선거를 한 달여 앞둔 정치권에서도 반중 정서가 2030 표심을 잡는 데 중요 변수가 될 가능성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기 행정부의 대중국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해외 매체들은 편파 판정과 한복 논란 등에 대한 단순 보도에 그치지 않고 한국인의 반중 정서에 대해 다루며 주목하고 있다. 9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은 베이징 올림픽의 개막식 한복 논란을 조명하며 문화적 도용 논란에 휘말렸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는 김치를 포함해 한국 문화의 일부를 자신의 것으로 주장하려는 중국의 또 다른 시도가 한국인들의 분노를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지난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입장식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는 한복 도용 논란과 편파 판정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반응을 소개하며 한국 대선 주자들도 가세했다고 전했다. 앞서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흰색 저고리와 분홍색 치마를 입은 여성을 중국의 소수 민족으로 표현했다. 이를 본 한국인들은 '동북공정'에 빗대 '한복공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금까지 너무 많은 한복 공정을 펼쳐왔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크게 분노하는 것이며, 주한 중국 대사관 측은 이 점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 왜곡과 샤오미 한복 논란을 거론하며 "바이두의 왜곡 내용부터 수정해 보는 게 어떻냐"고 반문했다.
 
한국 대표팀이 첫 금메달을 따면서 각종 논란을 걷어내는 듯 했으나 반중 정서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장외 전쟁으로 고조되는 양상이다. 황대헌 선수가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자 중국 네티즌들은 황 선수의 SNS에 중국 국기와 구토하는 모습의 이모티콘을  게시하는 댓글 테러를 했다. "한국은 소국"이라는 댓글이 다수 달리자 우리나라 네티즌 역시 "한국 최고"라며 맞불을 놓았다.  
 
사진/황대헌 선수 인스타그램 댓글 캡처.
 
한국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도 베이징올림픽 논란에 휩싸이면서 아미(방탄소년단 팬)과 중국 네티즌 역시 온라인 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BTS의 멤버 RM은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황대헌 선수의 추월 장면과 함께 박수와 엄지 이모티콘을 올렸으며, 다른 멤버 슈가는 다음날 자신이 한복을 입은 사진을 게시한 바 있다.
 
그러자 중국 네티즌은 BTS가 중국을 모욕했다는 의미의 ‘#BTSinsultingChina’라는 해시태그와 구토 이모티콘 달며 분노했고, 아미는 BTS 상징 색상인 보라색 하트를 올리며 맞서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발 반중 정서가 확산하면서 대선 구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야 대선 후보들은 쇼트트랙 편파 판정과 한복 논란에 대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낸 바 있다.
 
지난 8일 오전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편파판정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에 윤홍근(왼쪽) 선수단장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지구촌 화합의 장이어야 할 베이징올림픽이 자칫 중국 동네잔치로 변질되고 있다는 아쉬움이 든다"며 "중국 체육당국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역시 "스포츠맨십은 자유민주주의 정신과 맥을 같이한다"며 "우리 선수들의 분노와 좌절에 깊이 공감하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한복은 대한민국의 문화다. 중국 당국에 말한다. 한푸가 아니라 한복이다"고 강조했다.
 
대선 이후의 차기 행정부에서 대중 정책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월터 쇼린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APARC)의 신기욱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한국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8%가 한중 관계에 대한 정책이 차기 대선 투표 때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연구팀은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중국의 문화 제국주의적 행태에 대해 반감이 거세다고 분석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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