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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증권업계 대세 된 CFD…1년 새 서비스 제공사 2배로
KB·SK증권 신규 진입…"'큰 손' 전문투자자 모셔라" 각축전
입력 : 2022-02-1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차액결제거래(CFD)가 증권업계의 보편적인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년 새 서비스하는 곳이 2배로 늘어 어느새 13개사가 제공하고 있다. CFD가 전문투자자(개인, 법인)에게만 허용되는 장외파생상품인 만큼 '큰 손' 투자자 유치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투자자로만 이뤄진 한정된 고객층과 당국의 곱지 않은 시선 등으로 시장이 급격히 커지기는 어렵다는 업계 우려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SK증권이 최근 CFD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CFD 제공 증권사가 총 13개로 늘었다. 작년에만 NH, 삼성, 메리츠, 유안타증권이 가세했으며 올해 2개 증권사가 추가돼 1년 새 6개사가 진입했다.
 
CFD는 실제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기초자산의 변동 차액만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 파생상품으로 전문투자자만 거래가 가능하다. 매수뿐 아니라 매도 포지션(하락 베팅)도 취할 수 있으며, 최대 2.5배까지 레버리지를 쓸 수 있어 100만원을 투자해 250만원을 투자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2016년 교보증권의 독점 체제로 시작된 CFD 시장에 최근 증권사들이 속속 뛰어드는 이유는 '큰 손' 전문투자자를 잡기 위해서다. 자사 CFD 서비스를 미끼로 전문투자자 등록을 유치할 수 있고, 큰 돈을 굴리는 개인 고객을 확보하면서 자산관리(WM) 부문 강화를 꾀하는 것이다.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CFD는 레버리지 투자, 숏 포지션(공매도 효과), 절세 등 활용도가 높아 입소문을 타고 있다. CFD는 배당소득세 없이 파생상품 양도소득세 11%만 적용돼 고배당 종목 투자에 유리하며, 해외주식 양도세 22%에 비교하면 세금이 절반 수준이라는 이점이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FD 거래대금은 지난 2019년 8조4000억원에서 지난 2020년 30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CFD 계좌를 가진 개인투자자 수는 2019년 말 823명에서 작년 8월 말 4720명으로 약 5배 급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CFD는 레버리지 투자, 공매도 등 유연한 방식의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 수요는 꾸준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기 때문에 증권사도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수수료를 인하하고 전용 플랫폼을 준비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작년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이 차례로 업계 최저 수수료율을 선뵈며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인 데 이어, 이번주 서비스를 오픈한 KB증권이 다시 이벤트를 통해 업계 최저 수수료율 0.01%를 내세웠다.
 
이 밖에도 해외주식 CFD 확대, 증거금 100%로 레버리지가 불가능한 CFD 계좌 출시, 대용증거금 확대를 통한 레버리지 효과 높이기 등의 방식으로 고객 유치전이 치열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당국의 CFD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전문투자자로 한정된 고객층 등으로 CFD 시장이 급격히 커지긴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참여자는 많아지는데 파이가 더 커지긴 어렵다는 것이다. 작년 당국은 CFD를 변동장세 뇌관으로 지목하며 규제를 조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에서도 좋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상황은 아닌 부분도 있고, 시장에 위기를 줄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여론도 신경쓰게 된다"며 "당분간 시장을 관망하며 보수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증권사는 "모두가 투자하는 상품이 아니다 보니 시장이 그렇게 크지 않고, 먼저 빠르게 움직인 중소형사들이 선점하고 있어서 무리한 경쟁은 지양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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