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의 투명성과 비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만든 ESG 포털이 현실 반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ESG 평가등급과 통계 등 실제 투자에 유용한 데이터를 제공하겠다는 기본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급변하는 ESG 평가 상황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ESG 포털 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HDC현대산업개발의 ESG 종합등급이 여전히 ‘B’ 평가 기업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횡령 사태로 시장을 떠들썩하게 한 오스템임플란트는 ESG 평가 등급 관련 데이터 자체가 없었다.
시장에서는 이미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HDC현대산업개발의 ESG 등급을 ‘C’로 평가하고 있으며 오스템임플란트 역시 지배구조 등급이 최하위까지 떨어지면서 종합 등급은 ‘C’로 조정된 상황이다. ESG 등급위원회는 내부통제장치가 효과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연초부터 발생한 사건과 사고로 인해 ESG 등급 조정은 빨라지고 있지만 ESG 포털에서는 이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ESG 포털은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2021년 녹색금융 추진계획’ 12대 과제 중 하나인 ‘정보공유 플랫폼 구축’을 위해 작년 6월부터 6개월간 개발해 내놓은 금융권 첫 공공 ‘ESG 정보 플랫폼’ 서비스다. ESG 관련 기본정보와 활용도 높은 최신 데이터 제공을 위해 ESG 기업정보와 통계, 자료실 등은 물론 ESG 평가등급 추이 등 실제 투자에 적합한 데이터를 망라했다.
당시 금융위원회 측은 “최근 ESG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다양하고 신뢰도 높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획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이번 ESG 정보 플랫폼 서비스 개시를 통해 ESG 정보의 중심지(Hub)로 기능하는 동시에, 경제 사회 내 ESG 인식 확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데이터 유용성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첫 공공 ESG 플랫폼인 만큼 여러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면서 “아직 출발점인 만큼 점차 변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초기부터 시장의 관심이 멀어진다면 플랫폼은 유명무실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ESG포털은 평가 년도가 2019에서 2021년까지다. 또한 평가기관은 국내 평가사로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외국계 평가기관인 MSCI(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로 한정돼 있다.
한국거래소는 ESG 평가기관을 확대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평가 기관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현재 협의 중에 있다”면서 “올해 안으로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ESG 포털은 작년 12월20일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포털 검색창에 검색 혹은 한국거래소 홈페이지 연계사이트 탭을 통해서도 접속이 가능하다.
?ESG 정보 플랫폼? 구조도. 사진/금융위원회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