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휴센텍(215090)의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휴센텍이 발행한 전환사채(CB)의 기한이익 상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휴센텍 CB에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한 메리츠증권의 자금 회수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휴센텍은 지난 18일 장 마감 이후 강시철 대표이사와 이주석 대표이사 등 9명의 경영진이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고 공시했다. 휴센텍은 지난 9일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황이다. 거래소는 당시 휴센텍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조회 공시를 요구 하면서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이번 휴센텍의 공시로 주식거래 재개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인지 결장날까지 연장됐다.
앞서 휴센텍의 최대주주인 제우스2호조합과 전 경영지배인 배모씨는 지난 7일과 8일 강 대표 등 9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휴센텍 경영진이 지난해 7월 이후 자신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법인을 통해 회사의 자금을 빼돌리는 배임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휴센텍의 실질 사주로 알려진 박모씨가 자신과 연계된 법인을 통해 대여 및 인수한 채권 등이 제대로 회수되지 못한 채 박모씨의 필요에 따라 유출됐다는 주장이다.
휴센텍 경영진의 횡령·배임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코스닥 상장규정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따른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이 경우 메리츠증권 등이 인수한 CB의 기한이익도 상실된다. 휴센텍이 공시한 횡령 등 발생금액은 259억으로 2020년 말 기준 자기자본의 44.5%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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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센텍이 현재 발행한 CB는 총 530억원 규모다. 지난해 7월과 9월 ‘포트해밀턴 조합1호’와 메리츠증권을 대상으로 각각 30억원, 5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기한이익이 상실될 경우 휴센텍은 CB를 통해 조달한 사채 원리금 등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다만 휴센텍의 지난해 3분기 현금성 자산은 47억원에 불과해 휴센텍이 상장폐지되거나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경우 CB 투자자들도 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휴센텍은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영업손실 62억원과 순손실 156억원을 기록했으며, 2020년말 68억원 수준이던 결손금은 작년 3분기 224억원까지 늘었다.
메리츠증권에서 인수한 CB와 관련해 휴센텍 관계자는 “아직 실무자들까지 전달된 사항이 별로없기 때문에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긴 힘들다”면서도 “현재 변호인 선임과 고소장 입수를 완료한 상황으로 변호인과 회사가 협의해 대응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까진 CB 사채권자에게 원금 회수 등의 요구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덧붙였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