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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큰 별 지다…넥슨 창업주 김정주 별세(종합)
PC 온라인 게임 개척자…넥슨, 국내 게임산업 이끌어
입력 : 2022-03-01 오후 9:06:42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국내 온라인 게임산업 개척자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게임 불모지였던 한국을 'K-게임'의 메카로 키워내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게임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블록체인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하며 '한국의 디즈니'를 꿈꿨던 그의 도전은 54세의 일기로 멈췄다. 
 
NXC는 1일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했다"며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고 최근 들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정주 넥슨 창업주. 사진/넥슨
 
1968년생인 고인은 명실공히 국내 게임업계 1세대 리더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전산학과 석사를 취득 후 박사과정을 이어가던 중 6개월만에 그만두고 1994년 넥슨을 창업했다. 
 
자본금 6000만원으로 역삼동의 오피스텔에서 출발한 넥슨은 국내 게임산업의 역사를 새로 썼다. 넥슨의 첫 히트작 '바람의나라'는 국내 최초 그래픽 기반의 온라인 게임으로 기록됐다. 이후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PC 온라인 게임이 연달아 히트하면서 넥슨은 국내 게임업계 1위에 올랐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이었던 온라인 게임 시장은 넥슨의 게임들과 함께 급속도로 성장했고 한국은 온라인 게임 종주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생전 '은둔의 경영자'로 불렸던 고인은 기업인으로서 독특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넥슨을 창업한 지 10여년간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다가 2005년에서야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이듬해 넥슨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자 넥슨홀딩스(현 NXC)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지난해 7월 사임할 때까지 15년간 이어왔다. 
 
지난 2011년에는 넥슨을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게임 선진시장인 일본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의도였다. 그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이후 넥슨은 국내 게임 기업 최초로 연매출 1조원 고지에 올랐고 지난 2020년에는 매출 3조원도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은 신작 부재 등의 여파로 2조8530억원에 그쳤지만 게임업계 정상의 지위는 변함이 없었다. 
 
게임 이외 분야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진행했다. 북유럽 프리미엄 유모차 제조사 '스토케', 캐나다 의류회사 '무스너클', 이탈리아 동물사료 제조사 '세레레' 등이 NXC가 투자한 곳들이다. 가상자산 열풍을 타고는 가상자산 거래소도 연달아 인수했다. 2017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을 품은데 이어 이듬해에는 유럽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비트스탬프도 인수했다. 지난해 4월에는 넥슨 일본법인이 1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1717개를 매수해 주목받기도 했다. 
 
본업 이외의 사건으로 주목을 받은 적도 있었다. 지난 2016년 어린 시절 친구로 알려진 진경준 전 검사장과의 주식 특혜 제공 논란으로 곤혹을 치렀다. 이 사건은 2년 후 "구체적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최종 무혐의 판결을 받으며 종결됐다. 
 
한편 김 이사의 별세 소식에 업계에서도 애도를 표하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업계의 슬픔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도 "한국 게임산업에 큰 업적을 남긴 고인의 명복과 안식을 빈다"고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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