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 걸릴까 걱정되지 않느냐고요? 친구들 만나니 기쁘기만 한걸요!"
두 달 만에 등교한다는 서울 강남구 도곡중 2학년 강동욱 군은 2일 모처럼 북적이는 등굣길에 해맑은 얼굴로 이처럼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폭증하고 있지만 걱정보다는 설렘이 앞선 얼굴이었다.
최우현 군(2학년) 또한 "오랜만에 등교하게 돼 좋다"며 "코로나19 걸려도 이젠 많이 아프진 않다고 해서 걱정은 크게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3학년이 된 이하연·이지은·김시언 양도 "친구들을 만나니 정말 설렌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다만 일부 학생은 "마스크를 벗고 급식을 먹다 감염이 될까 약간 걱정은 된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최근 오류 사태로 논란을 빚었던 교육부의 학생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묻자 학생들은 대부분 "문제없었다"고 답했다.
이날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은 학생들과 함께 도곡중 등굣길 마중에 나섰다. 교문 앞에는 '입학을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고, 마중을 담당한 학생들은 교문을 통과해 친구들이 들어올 때마다 잔뜩 들뜬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친구들의 환영을 받으며 등교하는 학생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전국 초·중·고교 개학 날인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중학교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3학년 학생들이 등교하는 학생들을 환영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교육당국은 정상등교 원칙은 유지하되 온라인 수업 전환 여부는 각 학교의 재량에 맡긴다고 지침을 내렸다. 이날은 개학 첫날인 만큼 전국 대부분의 학교는 전교생 등교를 선택했다. 도곡중의 경우 이날 2~3학년은 오전 수업만 한 뒤 자가검진키트를 받아 하교한다. 1학년은 오후에 오프라인으로 입학식을 한다.
박명숙 도곡중 교장은 "오랜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들이 많이 지쳤다는 학부모들의 의견이 많았다"며 "인근 학교들과 보조를 맞춰가면서 교육청의 학사 운영 방침에 따라 정상 교육 활동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초등학교 등굣길은 다소 차분했다. 자녀의 손을 잡고 배웅에 나선 학부모들은 홀로 교문을 통과하는 아이에 '잘 다녀오라'며 밝은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자녀의 뒷모습에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서울 강남구 소재 초등학교 재학생을 둔 한 학부모는 "아이가 접종하지 않다 보니 아무래도 좀 걱정은 된다"면서도 "그래도 씩씩하게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뿌듯한 마음도 크다"고 말했다.
서울 도곡중 학생들이 개학 첫날인 2일 등교하고 있다. (사진=김지영 기자)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또 다른 학부모는 "올해 2학년에 올라가는 큰아이는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데 유치원생인 둘째는 할 때마다 애를 먹긴 한다"며 "맞벌이라 등교를 하는 게 낫긴 한데, 여전히 감염은 걱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가 아이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써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지난 2월 초 전교생 정상등교로 지침을 내렸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각 학교에 맞게 등교 방식을 정할 수 있다고 수정했다. 다만 개학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지침이 바뀌면서 학교와 학부모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등교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이번주 이후 등교 여부나 학사 운영에 대한 공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오미크론이 급격히 확산하니 염려가 많겠지만 어차피 한번은 거쳐야 하는 관문"이라며 "학부모들도 안심하시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가는 이 관문을 함께 통과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