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서울시교육감 중도·보수 후보들이 '전교조 타파'를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지만 단일화는 순탄치 않은 형국이다. 14일 단일화 첫 토론회부터 불참자가 나오는 등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 교육감후보 단일화 추진협의회(교추협)는 14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시 교육 현안과 문제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참석자는 △박선영 21세기 교육포럼 대표 △이대영 전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교육감권한대행) △조전혁 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 △최명복 전 서울시 교육의원이다. 조영달 서울대 사범대학 교수는 참석하지 않았다. 조 예비후보는 이날 교추협에 입장문을 보내 자신의 동의가 없을 경우 이날 토론회를 포함해 향후 단일화 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토론에 나선 후보들은 조희연 현 서울시교육감과 함께 학력 저하, 혁신학교 사업 등을 비판했다. 박 예비후보는 "지금 우리 교육은 기초학력이 떨어지다 못해 중·고등학생 10명 중에 1명이 기초가 수학이 미달이고 구구단도 못 하는 현실"이라며 "칠판 앞에서 강의하던 사람이 바로잡을 수 없으며 다양한 경험과 경륜을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예비후보는 "지난 8년간 조희연 교육감 치하에서 가장 지적해야 할 부분은 학력 저하"라며 "(학력 저하를 초래한) 대표적인 예는 혁신하교며, 이는 아이들의 학력을 무시하는 천한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이 예비후보는 "코로나19도 원인이겠지만 어찌 됐든 공교육 체제 안에서 우리가 책임지고 아이들의 학습 욕구와 부족함을 충족시켜야 한다"며 "학력 책임 정책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14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시 교육 현안과 문제해결을 위한 토론회'에서 서울시교육감 보수 진영 예비후보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고은하 인턴기자)
후보들은 이날 학력 저하 심화, 혁신학교에 대해 한 목소리로 비판했지만 교육계 안팎에선 이번 단일화 또한 쉽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이어진 박선영·조영달 예비후보의 갈등의 골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8년 선거 당시엔 박선영 36.15%, 조영달 17.26%로 중도·보수 진영서 53.41%를 득표했으나 단일화 실패로 46.59%를 얻은 조희연 현 교육감이 당선된 바 있다.
이들은 지난달 2일 단일화 협약식을 통해 중도·보수 진영 단일화 의지를 다졌지만 이날 토론회를 포함해 이후 일정에 조 예비후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조 예비후보의 경우 이날 토론회 참석 대신 울진 산불 현장 진화 봉사에 나섰다.
이에 대해 최 예비후보는 이날 "교추협에서 1000개가 넘는 시민단체가 모여 밤낮으로 토론을 했고 여기까지 왔으나 단일화가 삐걱거려 매우 유감"이라며 "이번만큼은 단일화해서 보수 교육감을 좌파 교육감으로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예비후보는 "오늘 불참한 조 예비후보는 내부 회의를 할 때도 또 불참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 단일화를 안 하면 또 패착이라는 것, 역사에 죄를 짓는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 것이기 때문에 돌아올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