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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증권사들 ELS 운용수익 빨간불…코로나 데자뷰?
2년 만에 드리운 'ELS 리스크' 그림자…HSCEI 고점 대비 47%↓
입력 : 2022-03-1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홍콩 HSCEI 지수 급락에 증권사들의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 당시 ELS 운용손실 여파로 증권사들이 실적 타격을 입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HSCEI 급락에 따라 1분기 실적 영향은 불가피하겠지만, 코로나 이후 강화된 리스크 관리 규제로 2년 전의 충격이 반복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SCEI 지수는 약 1년 새 50% 가까이 급락했다. 지난 15일 6123.94에 마감해, 작년 3월 고점(1만1576.82) 대비 47% 하락했다. ELS는 개별주식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돼 수익이 결정되는데, 일정 기준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 최대 원금 전액 손실까지 발생할 수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주요국 지수가 급락하면서 ELS 운용 손실이 발생했던 모든 구간에서 증권사들은 부진한 실적을 시현했다. 대표적으로 2015년 3분기 HSCEI 지수가 급락했을 때와 2018년 4분기 미중 무역분쟁 우려로 인한 글로벌 증시 급락, 2020년 1분기 코로나 팬데믹 등이 ELS 운용의 고비가 됐다.
 
특히 2020년 1분기에는 ELS 손실에 따른 마진콜이 발생하면서 실적 타격으로 이어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 발행 및 운용 손실은 9067억원으로 2019년 이익 규모인 7501억원을 초과했다.
 
ELS가 손실구간(녹인구간·knock-in barrier)에 가까워지면 증권사는 ELS 발행금액보다 많은 기초자산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헤지를 한다. 이때 해외거래소에 납부해야 할 증거금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단기 유동성 부담까지 발생, 자금 조달 비용도 크게 상승했다. 증권사들이 자체 보유한 외화유동자산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ELS 자체 헤지 비중이 컸던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타격이 특히 컸다. 삼성증권의 2020년 1분기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83% 감소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1300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상적 증시 상황에선 ELS 운용손익이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편은 아니지만, 장이 예측 가능성을 벗어날 정도로 큰 폭으로 변동할 땐 리스크가 급격히 커지고 실적에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 때의 충격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강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하겠지만 과거 대비 충격은 적을 것"이라며 "코로나 때는 글로벌 증시가 모두 10% 이상 하락하면서 헤지 운용에 있어 분산 효과를 누릴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현재까지는 HSCEI 지수만 급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된 점 역시 리스크 확대를 제한할 것이란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코로나 이후 2020년 7월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로 증권사의 자체 헤지 ELS 운용규모가 축소됐다"며 "커버리지 증권사의 자체 헤지 ELS 규모는 작년 4분기 말 기준 9조8000억원으로, 2020년 1분기 17조8000억원 대비 45.3%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증권사의 유동성 리스크 관리도 양호해졌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수가 급락하면 증권사들이 추가 증거금(마진콜)을 채워넣어야 하는데, 코로나 당시 증권사들에겐 증거금을 내기 위한 외화가 부족했다"며 "하지만 2020년 1분기 이후 외화유동자산 비율을 늘리도록 유도하고 있어 극단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도록 대응하고 있고,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HSCEI 지수 급락에 증권사들의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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