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교육계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교육 양극화를 해소할 정책을 펴달라고 당부했다. 윤 당선인이 정부 조직 개편 과정에서 교육을 뒷전으로 미뤘다며 국정 운영의 중심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교육계는 5년 만에 정권이 바뀌면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교육 정책이 상당 부분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문 정부의 주요 교육 정책이었던 고교학점제와 자립형사립고(자사고) 폐지에 반대하고 학업성취도 평가가 필수라고 주장해왔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교도 대학처럼 학생이 자유롭게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는 제도다.
아울러 대입에서는 정시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정부와 마찬가지로 교육격차 해소를 내걸었지만 방법이 정반대인 셈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윤 당선인이 내건 공약들이 교육격차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방향을 수정해 과한 입시 경쟁 교육 해소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소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정시는 부모의 경제력이 가장 많이 작용하는 입시 제도"라며 "정시 확대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대학 서열을 완화하고 입시 경쟁 교육을 해소해 고교 교육을 정상화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후보 시절이었던 지난 2월 18일 오후 경북 칠곡군 왜관역 유세장에서 한 초등학생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수시와 정시 비율 조정으로는 대입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으며 둘 다 고소득층과 기득권층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교육 불평등의 원인을 정밀 진단하고 정책을 설계하며 목표 달성치 보고를 의무화하는 '교육불평등 해소법'을 제정하는 게 근본적인 처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인수위에서 주요 국정 과제로 △고교학점제 추진 및 과밀학급 해소·학급당 학생 수 적정화를 통한 학교책임교육 강화 △대학 서열 해소를 위한 대학입학보장제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제정 △입시경쟁 완화 및 미래지향적 대입 제도 마련 △사교육비 경감 종합대책 마련을 다뤄줄 것을 주문했다.
윤 당선인의 교육 공약이 다른 분야보다 구체적이지 않아 교육에 무관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날 윤 당선인 인수위원회 추가 인선 발표와 관련해 현장 교육 전문가가 없다며 "교육을 국정의 중심에 놓고, 헌법이 명시한 국가의 교육책무가 강화될 수 있도록 인수위 조직·운영과 조직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 일선에서는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교육 정책이 바뀌면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혼란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경기도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40대 교사는 "고교학점제가 2025년 전면 시행이었는데, 정권이 바뀌면서 학부모들이 갈피를 못 잡는 상황"이라며 "교육은 아이들을 키워내는 일인 만큼 이념과 정파에 얽매이지 않고 긴 호흡으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