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로봇'과 '메타버스'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지목하자 로봇·메타버스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삼성전자의 신사업 육성으로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관련 산업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면서도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회사들을 위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표=뉴스토마토)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선익시스템(171090)은 전 거래일 대비 2750원(29.78%) 오른 2만700원,
엔피(291230)는 2700원(29.35%) 상승한 1만1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옵티시스(109080)와
덱스터(206560)는 각각 12.85%, 11.34%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유진로봇(16.67%), 휴림로봇(4.35%), 로보로보(3.18%) 등 로봇주들도 상승 마감했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메타버스와 로봇 등 신사업 발굴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확대하겠다"며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 영역으로 생각하고, 전담 조직을 강화해 로봇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로봇 사업 진출 소식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온 이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로봇 사업화 TF(태스크포스)를 정식 조직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이는 로봇 사업 본격화를 위해 상설 조직으로 바꾼 것으로 풀이되면서 향후 로봇 시장의 확대 및 성장에 따른 수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삼성전자의 로봇·메타버스 신사업 육성 소식이 관련 산업에 호재인 것은 맞다면서도 지난해 같은 랠리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이환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는 작년에 랠리 펼치면서 한 번 흐름을 크게 탔었고, 올해 들어와서 지금 글로벌 매크로 이슈들로 인해 크게 조정을 받았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 향 메타버스 관련 뉴스들이 터져도 조금 더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발표가 크게 작용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년 같은 흐름으로 바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할 기술력이 있는 회사들을 위주로 관심을 갖고, 플랫폼을 구축한 뒤 플랫폼 안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확보해 나갈 수 있는 업체들을 선별해 중장기적인 투자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로봇 사업 육성 소식에 대해 "지난해부터 계속 나오고 있었기 소식이기 때문에 엄청 특별했던 뉴스는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자주 있었던 일이 아닌 만큼 더 크게 반응이 나왔던 것 같다"며 "로봇의 완성도를 가져가는 것은 AI와 데이터 쪽이기 때문에 결국은 대기업들이 우위를 가질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오히려 부품주나 관련 종목들을 더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