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전면 허용됐습니다. 현대차, 기아, 한국지엠, 르노코리아, 쌍용차 등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입 기회가 열린 것입니다. 업체 대부분이 6개월 안에 '인증 중고차' 사업에 나설 예정입니다.
벤츠, BMW 등 수입차 업체들은 이미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신차 구매 고객이 이전에 타던 자사 중고차를 적절한 가격에 보상해 주고 중고차는 수리해 보증을 붙여 판매합니다. 신차 고객은 부담이 줄어 좋고 중고 수입차 구매 고객은 안심하고 차를 탈 수 있습니다.
그동안 중소업체들이 미끼, 허위 매물을 인터넷에 올려놓고 찾아온 고객에게 비싸고, 품질 낮은 중고차를 파는 일이 적지 않았습니다.
BMW 도이치 모터스, 양재 BPS 전시장.(사진=도이치 모터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20년 발표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0.5%가 중고차 시장의 불투명, 낙후된 이미지라고 응답했습니다.
완성차 업체의 진입으로 소비자의 신뢰가 높아지면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완성차 업체들도 이익입니다. 자기 브랜드 중고차를 점검하고 수리해 성능을 인증하면 중고차 가격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 통상 중고차 가격이 높아지면 신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수혜가 돌아가 신차 가격도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면 중고차 업계는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중고차 시장의 파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등록 대수는 394만4501대로 신차 등록 대수(173만5036대)의 약 2.3배에 달합니다.
완성차 업체 진출로 신뢰성이 크게 개선될 경우 중고차 시장의 성장도 가팔라질 전망입니다. 2020년 기준 중고차 시장 규모는 387만대로 연간 신차 판매량의 1.4배 규모지만 미국(2.4배), 영국(2.9배), 독일(1.9배)과 비교하면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큽니다.
기존 중고차 업체와의 상생과 소비자의 편익을 우선시하고 케이카 등 중고차 벤처의 등장을 지원하고 격려하는 게 앞으로 정부가 할 일입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