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학교 폭력은 감소했지만 사이버·언어폭력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지난해 학교 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이 1.1%로 조사됐다고 24일 밝혔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1.6%와 비교하면 소폭 줄었다.
다만 원격수업이 이어지면서 언어폭력과 사이버 폭력 비중은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언어폭력 비중은 41.7%로 2019년 35.6%보다 높아졌다. 사이버 폭력 또한 2019년 8.6%에서 지난해 9.8%로 증가했다. 학교 밖 폭력도 2019년 24.3%에서 2021년 41.6%로 급증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10월 한 달간 실시한 '2021년 2차 학교 폭력 실태조사(표본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학교 폭력 실태조사는 매년 1학기와 2학기 두 차례 실시한다.
피해 유형을 보면 2019년 2차 조사 때 39%였던 언어폭력은 지난해 2차 조사에서 42.6%로 늘었다. 같은 기간 사이버 폭력은 8.2%에서 10.8%로 증가했다.
김부겸 국무총리(왼쪽에서 세번째)가 2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이버 폭력의 유형을 보면 '사이버 언어폭력'이 42.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이버 명예훼손'(17.1%), '사이버 따돌림'(12.6%), '사이버 개인정보 유출'(7.6%), '사이버 강요'(7%) 순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폭력이 발생하는 곳은 카카오톡, 라인, 텔레그램 등 '인스턴트 메신저'가 46%로 나타났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틱톡, 카카오스토리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사이버 폭력이 26.7%로 뒤를 이었다. 이어 '온라인 게임'(15.4%) '1인 미디어 채널'(3.3%) 등 순이었다.
이에 정부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제18차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고 예방책을 발표했다.
우선 비대면 폭력이 심화함에 따라 사이버 공간에서의 2차 가해를 막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해 가해 학생 접촉 금지 조치에 휴대전화와 SNS를 이용한 접근까지 포함한다. 또 가해 학생이 학교 폭력으로 전학할 경우 이런 사실을 졸업 후 2년간 보존하기로 했다.
아울러 원격으로도 학교 폭력 예방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예방교육 교구를 개발·보급한다는 계획이다.
김부겸 총리는 "학교의 일상회복은 학생이 학교에 돌아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또래와 함께 즐겁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온·오프라인상에서 급격하게 변화하는 최근의 학교 폭력 양상에 대응하기 위해 유연하고 신속하게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학교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범부처의 협력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