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 이후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각종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를 공약하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집값 상승 피로감이 높아 수요 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호가만 높아지고, 거래는 없는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대통령 선거 이후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실제 3월 셋째 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은 전주 0.02% 하락에서 0.01% 하락으로 하락폭이 줄었다. 특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규제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서초구는 8주, 강남구는 7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 때문에 대선 직후 아파트 매물이 이전보다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파트 실거래가 사이트 아실에 따르면 지난 9일 5만131건이던 서울지역 아파트 매물이 선거 직후 줄어들기 시작해 3월 14일에는 4만8548건까지 줄었다. 이후 다시 회복세를 기록하며 5만 건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물 출현 현상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거래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호가가 상승하고, 집값 상승 분위기가 살아나면 수요도 함께 살아나면서 거래가 활발해지는 것이 부동산 시장이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점에서 가격 상승 기대감에도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서울 여의도 아파트 단지 일대 모습. (사진=뉴시스)
아울러 여전히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 여력이 없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대출 규제로 집값 마련이 힘든 상황에서 가격까지 너무 높아 수요자 입장에서 선뜻 매수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 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 이후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건수는 직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선거 이후인 10일부터 이날까지 거래된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건수는 157건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같은 기간인 2월 21일부터 3월 9일까지 거래된 443건과 비교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수치다.
특히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건수는 2347건을 기록했다. 아직 부동산 계약 후 신고하지 않은 물량도 많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살펴보면 현재보다 급격하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대선 이후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규제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실제 규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거래 절벽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재건축 아파트 등의 부동산가격에 반영되고 있지만, 아직까진 안전 진단과 대출 한도 같은 실질적인 규제 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금년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장기적인 시장 움직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