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송호성
기아(000270) 사장은 29일 "글로벌 인프라 구축을 통해 브랜드 연계 전기차 경쟁력을 높이고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사업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송 사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기아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라는 비전에 따라 역동적인 변화를 추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사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제제재와 전 세계적인 경기 회복세 둔화 등의 글로벌 불안 요인 속에서도 전기차 성장세가 지속되고 모빌리티 전환은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는 △미래 사업 전환 △고객 중심 경영 △기본 내실 강화를 올해 3대 전략 추진 방향으로 설정했다. 핵심은 전기차와 PBV다. 우선 전기차의 경우 내년 플래그십 모델인 EV9을 비롯해 2027년까지 매년 2종 이상의 전기차를 출시, 총 14종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29일 양재동 본사사옥에서 열린 제7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기아)
2026년까지 11개 차종을 출시하겠다는 기존 계획 대비 전기 픽업트럭, 신흥시장 전략형 전기 픽업트럭, 경제형(엔트리급) 전기차 3종이 추가됐다. 또 올해 고성능 전기차 EV6 GT 출시 후 향후 모든 전용 전기차에 GT 모델도 개발한다.
전기차에는 제어기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와 고객의 필요에 따라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FoD 서비스가 기아 모델 최초로 적용된다. 전기차를 스마트 디바이스로 구현한다는 취지다. 기아는 이러한 전략으로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120만대로 잡았다.
PBV 사업도 강화한다.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배송·물류 서비스 시장을 조기에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올해는 기존 양산차를 기반으로 한 파생 PBV인 레이 1인승 밴, 택시와 모빌리티 서비스 전용 모델인 니로 플러스를 출시하고 2025년에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적용한 전용 PBV를 출시한다. 이중 니로 플러스는 국내에서는 전기 택시 모델로, 해외에서는 카헤일링 서비스로 활용될 예정이다.
기아는 경기도 화성에 PBV 전용 공장을 세워 2025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2025년 첫 선을 보일 전용 PBV는 중형급 사이즈로 개발된다. 기아는 소화물이나 식품 배달 등에 최적화된 초소형부터 대중교통 수단을 대체하거나 이동식 오피스로도 활용될 수 있는 대형까지 차급을 키울 계획이다.
송 사장은 전기차와 PBV 분야에 더해 "커넥티드 전략을 정교화하고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 수익모델 개발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데이터 기반 고객관계관리(CRM) 체계 구축, 디지털 리테일링 확산 등을 통해 옴니채널에 기반한 고객 경험을 혁신하겠다"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체계 내재화 등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사장은 올해 하반기 중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장기 대기고객 관리를 강화하고 반도체 공급 정상화와 연계해 판매 모멘텀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총에는 약 100여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주주총회 총 참여 주식수는 3억1663만4966주로 전체 의결권 있는 주식의 79%에 달했다.
한 주주는 "반도체 수급, 국제 정세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주주 기대보다 낮지만 일시적 현상이라 생각한다"며 "전기차 수익성 강화, PBV 차별화 전략 등을 기반으로 높은 실적을 이어가고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아는 주총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송 사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고 신현정 카이스트 교수는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신 교수는 기아의 두 번째 여성 사외이사다. 김동원 현 사외이사도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됐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