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로얄호텔서울에서 열린 한화 주주총회에서 한 주주가 배당 정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이게 주총입니까? 거수기지"
지난달 29일 (주)한화의 주총은 주주 한명이 휘저은 무대였습니다.
오전 10시에 시작한 한화의 주총은 10시29분에 끝났습니다. 비교적 화제가 된 3세의 이사 선임 안건을 비롯해 아무 화제도 되지 않지만 보통 주총에서 다루는 안건들까지 다뤄졌습니다.
4개 의안 중 1호 의안이 올라온 시점은 10시7분. 주주들과 의장이 통상적으로 통과 처리하려고 하는 와중인 10시8분에 전투가 시작됐습니다. (사진에서 일어서있는 주주 A씨가 선전포고)
A씨는 "과거 9만원이었던 주가를 3만원 위아래로 왔다갔다하게 만들어놓고, 관계자들이 그 자리에 있는 게 맞는거냐. 다른 기업은 회장이 사과부터 하거나, 이사진이 최저임금 받는다는데"라는 취지로 불만을 토해냈습니다.
그리고 의안이 올라온 직후 한 주주가 "코로나로 어려웠는데 배당 50원 올라서 다행"이라고 한 것을 두고서도 "꼴랑 50원 가지고 다행이라니 제정신이냐"고 힐난했습니다.
4개 중 이사 보수 안건인 마지막 안건을 제외하고는 건건마다 격돌이 일어났습니다. 3세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가 한화 이사로 선임되는 안건이 2호로 올라오자 A씨는 한화솔루션의 전적을 들어 반대했습니다. 한화솔루션이 무배당을 결정했는데 임직원 보상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것을 두고, 이런 마당에 김 대표의 이사 선임 자격에 하자가 있다는 취지였습니다.
3호 의안이 올라왔을 때 한 주주가 처리 간소화를 주문하자, A씨는 안건 자체에 대한 지적이 아니라 "이게 주총입니까? 거수기지"라고 하며 주주 맞냐고 확인해보겠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확인은 이뤄질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주총이 끝나고 나서도 A씨는 언론이 감시를 해야 한다며 불만을 터뜨렸고, 결국 그의 불만은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다른 주주를 공격하는 등 A씨의 발언이 지나친 측면은 있어보입니다. 다만 배당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을 볼 때 저런 류의 불만은 계속 나올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