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불에 잘 타지 않는 자재를 사용하고 각종 소방 설비도 완비했습니다. 신축 모듈러 교사는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6일 방문한 서울시 강서구 소재 서울형 모듈러 교사 체험관은 신축 학교 건물로 봐도 손색없는 수준이었다. 내부로 들어가 바닥을 밟아보고 벽을 손으로 쳐봤더니 비어있지 않은 단단한 소리가 났다. 컨테이너 교사보다는 약간 나은 수준일 것이란 우려와 달리 임시로 쓰기 오히려 아까운 정도였다.
모듈러 교사는 모듈러 공법을 적용해 설치-해체-이동이 가능하도록 개발한 학교 건물이다. 이 공법은 공장에서 벽체, 창호, 배선·배관을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 옮겨와 블록처럼 조립하는 방식이다. 기존 철근 콘크리트나 철골 공법보다 공사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이동이나 재설치, 철거 후 재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6일 서울시 강서구에 있는 서울형 모듈러 교사 체험관의 모습. (사진=김지영 기자)
다만 일부 학부모는 안전을 우려하며 모듈러 교실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모듈러 교실이 화재에 취약하고 악취가 나거나 유해 물질이 나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방문한 모듈러 교사 체험관은 이런 우려를 반영해 안전을 중심으로 문제점을 개선했다. 우선 튼튼한 철골구조와 불에 타지 않는 자재를 사용한 벽체를 적용하고 내진설계도 했다. 건물 외부에는 경사로도 설치해 거동이 불편한 학생도 통학에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특히 화재 우려가 큰 만큼 64개의 스프링클러도 설치했다. 화재 시 센서가 이를 감지하고 5분 이내에 살수한다. 체험관 관계자는 "화장실에 마련된 물탱크에는 약 10분 동안 살수할 수 있는 양의 물이 차 있다"고 설명했다.
공기 질 개선을 위해선 자동 방식의 공기청정기를 달았다. 미센먼지 등으로 공기가 나빠지면 자동으로 가동되는 방식이다. 창문 또한 완전히 개방할 수 있어 환기가 편리하다.
아울러 화장실 세면대에는 온수기를 설치해 추운 겨울 물 사용에 대한 불편함을 줄였다.
6일 서울시 강서구에 있는 서울형 모듈러 교사 체험관의 화장실. (사진=김지영 기자)
학교에 모듈러 교사가 도입된 건 2020년 초부터다. 전북 고창고등학교를 시작으로 전국 30여개 초·중·고등학교에 설치됐다. 주로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거나 시설 공사로 임시교사가 필요한 경우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모듈러 공법 자체는 기존과 비교해 안전하지 않은 방식은 아니다. 국내에선 2003년 모듈러 공법으로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한 사례가 있으며 최근 국내 대형 건설사들도 이 공법 도입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일반건축물이 아닌 가건축물로 등록할 수 있어 소방시설 등 안전관리 의무가 비교적 느슨할 수는 있다. 초기 모듈러 교실 또한 이런 문제와 함께 환기 설비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날 체험관을 방문한 조희연 교육감은 "학부모님의 지적으로 첨단기술을 활용하게 되니 선진국형 임시교사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며 "학습권이 침해되지 않고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 같다"고 말했다.
6일 서울시 강서구에 있는 서울형 모듈러 교사 체험관의 교실. (사진=김지영 기자)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