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차량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는 제조업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무선 업데이트(OTA)와 자율주행 기술이 확대하면서 소프트웨어가 핵심이 된 IT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완성차업체들은 자체 운영체제(OS)를 직접 개발하고, 소프트웨어 사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고 있다.
제네시스는 지난달부터 GV60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기능을 강화하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제공하고 있다.(사진=제네시스)
현대차그룹은 기존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했으나, 현재는 자체 OS를 통해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5년부터 엔비디아와 커넥티드카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미 2020년 출시된 GV80과 G80은 엔비디아 드라이브를 적용한 ccOS가 탑재됐다. 앞으로는 모든 차종에 이 운영체제를 도입해 '고급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엔비디아 드라이브'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정보 처리 반도체로 빠른 속도로 대용량의 데이터 연산 처리가 가능하다. 자동차의 커넥티비티 환경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가공·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자체 OS는 계기판,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을 아우르는 콕핏 시스템뿐만 아니라 차량 전반에 걸쳐 적용된다. OS로 인포테인먼트 관련 전장 부품을 넘어 차량 내 모든 전자제어장치(ECU)를 통합하고, 이를 제어하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목표다.
OS 내재화는 완성차업계의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테슬라는 70개~100개의 분산형 ECU를 장착한 경쟁사와 달리 자체 개발한 차량용 OS 기반의 4개 ECU만으로 차량의 주요 기능을 제어한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처음 도입했다.
폭스바겐은 자체 차량 소프트웨어 'VW.OS'를 개발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자체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비율을 현재 10%에서 2030년 6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토요타 역시 각각 자체 OS인 'MB.OS', '아린(Arene)'을 개발하고 있다.
장대석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완성차그룹별 차량 특징에 기반한 OS 구조화와 브랜드 차별성 확보가 용이하다"며 "스마트폰 전환기에 IT기업의 OS 전략과 결과를 학습한 완성차업체들은 통합형 OS 개발을 통한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보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OS 개발에 많은 자원과 시간이 투입되는 만큼 구글이 내놓은 차량용 OS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를 활용하기도 한다. 스텔란티스, 혼다, 볼보 등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를 활용한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